대형유통업체가 최근 SSM형태의 자체 상표(PB) 전문점을 통해 지역상권을 위협하는 게 대표적이다. 이마트가 전주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노브랜드’ 점포가 그 중심에 있다. 이마트의 ‘노브랜드’는 디자인이나 포장은 물론 브랜드 이름까지 버린 상품을 개발해 합리적인 소비를 돕는다는 콘셉트를 내세워 빠른 속도로 확장을 꾀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를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 반경 1㎞내에 전통시장이 없을 경우 법적·제도적으로 입점을 막지 못한다. 시민사회단체에 기대서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게 고작이다.
과연 법과 제도, 소상공인의 반대 목소리만으로 대형유통업체의 지역상권 잠식을 막을 수 있을까. 일시적으로 가능할지 몰라도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는 없다. 오늘날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 전자상거래가 이미 보편적인 소비추세가 됐다. 해외에서 판매되는 상품을 온라인을 통해 소비자가 직접 구매하는 단계까지 와 있다. 값싸면서도 양질의 상품을 선호하기 마련인 소비자의 욕구를 외면해서는 아무리 법과 제도의 보호를 받더라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노브랜드의 전주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마련된 토론회에서도 전문가들은 소상공인들의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다고 한다. 노브랜드가 동네슈퍼나 향토중형슈퍼 규모로 골목상권에 진출하기 때문에 지역 중소유통업체의 상권을 급속히 잠식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더욱 커진 상황에서다. 이날 발제에 나선 유대근 우석대 교수는 중소유통업자들도 시민사회단체에 의존하는 습관을 버리고 스스로 지역별, 상권별 조직화를 통해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단다. 전문가의 말을 빌리지 않아도 당연한 말이다. 지역의 영세유통업자라는 이유만으로 언제까지 보호막 아래에 있을 수는 없다. 소비자들도 좋은 상품을 싼 가격에 살 권리가 있다. 중소유통업체들이 힘을 합쳐 경쟁력을 기르는데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