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락한 시장 좁은 골목서 구슬땀 흘리는 청년사장들

남부·신중앙시장 이어 청년들 창업공간 조성 / 젓갈가게 건물 재활용…커피 등 18개 점포 입주

▲ 지난 8일 오전 11시 전주서부시장 청년몰‘청춘시전’에서 청년사장들은 점포를 찾는 고객들에게 사업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등 축하 행사를 가졌다.

지난 8일 오전 11시 전주서부시장. 입구에 세워진 안내 팻말을 따라 좁은 골목으로 들어서니 이날 개장한 ‘청년몰-청춘시전(廛)’이 보였다.

 

‘청춘시전(廛)’은 커피와 디퓨져, 책 등을 파는 18개 점포가 다닥다닥 붙어있다.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서부시장의 중심에서 불을 밝힌다.

 

정병표 전주서부시장상점가 청년몰조성 사업단장은 “청춘시전의 ‘시전’은 시장거리의 가게를 뜻하는 말”이라면서 “젊은 청년들이 모여 꿈과 열정으로 만들어가는 공간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나이 마흔이 되지 않은 청년 대표들은 커피와 크레페 등 간편 먹거리를 비롯해 곤충 체험과 수공예 체험 등 사업 아이디어도 각양각색이다.

 

‘쥬라기스쿨 ’ 민병남 대표(30·청년몰 상인회장)는 “최근까지 생태관리사로 일하며 사육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면서 “청년몰에 지원해 식용곤충을 이용한 쿠키만들기 등 체험 공간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몬스터크레페’ 천상원 대표(27)는 “10년간 비보이를 하며 전국 공연을 다녔는데, 서울에서 먹은 크레페의 맛을 잊지 못했다”며 “전북, 광주, 전남을 돌아다녀도 비슷한 맛을 찾지 못해 내가 직접 만들어 볼 생각으로 점포를 냈다”고 말했다.

 

‘레브’ 이정우 대표(23)는 “우석대학교 외식산업조리학과 2학년을 다니다 군대를 다녀온 뒤 청년몰에 참가했다”며 “내가 직접 만든 쿠키를 먹는 사람들의 반응을 보는 등 학교 밖에서 이뤄지는 실전 교육으로 꿈에 한 발자국 다가서게 됐다”고 말했다.

 

‘청춘시전’은 지난해 6월 중소벤처기업부의 ‘전통시장 청년몰 조성사업’에 선정되며 마련됐다. 전통시장 내 유휴공간을 활용한 쇼핑, 문화, 체험 등을 함께 할 수 있는 복합물 형태의 청년 창업 공간이다. 국비와 지방비 등으로 최대 15억 원 이내에서 청년상인 점포 기반 정비와 인테리어, 임차료 등을 지원한다.

 

전주는 남부시장과 신중앙시장에 이어 세 번째 청년 창업공간이 생겼다. 특히 서부시장의 경우 젓갈가게였던 곳을 허물고 2층짜리 신축 건물을 만들었다.

 

정 단장은 “쇠락한 도심 뒷골목에서 청년 사장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며 “앞으로 전통시장에 많은 젊은 고객이 찾아오고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기대해 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