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이 주는 뜻깊은 상

▲ 이경신 전주시의회 의원
연말이 다가오면서 각종 모임과 행사가 봇물을 이루고 있습니다. 꼭 참석해야할 행사가 있고, 성화에 못 이겨 부득이 얼굴만 보이고 또 다른 행사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등 ‘메뚜기도 한 철’이라고, 저희 같은 시의원들도 연예인 못지 않게 바쁜 계절입니다.

 

요즘과 같은 연말 모임과 행사장에 참석하면 다른 계절과 달리 꼭 시상식이 마련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한 해 동안 열심히, 그리고 타의 모범이 될 정도로 헌신하고 명예를 드높인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그 노고를 위로하고 감사하는 뜻으로 시상식을 갖는데, 주는 분이나 받는 분 모두에게 행복이 넘쳐나 참 보기 좋습니다. 사실 요즘은 상 홍수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저희 같은 베이비 붐 세대들은 상 받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기껏해야 개근상, 정근상을 받는게 유일했고 어쩌다 학력 우수상을 받으면 마치 집안의 자랑마냥 방안 한가운데 액자를 만들어 놓거나, 그마저 여의치 않으면 밥풀로 붙여 얼마 못가 누렇게 변색된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런데 요즘 초등학교 교육현장에서는 동기부여를 명목으로 예전에는 듣도 보지도 못했던 상들을 전교생에게 골고루 나눠 준다고 합니다.

 

자칫 상의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최근 많은 수상 소식 가운데 인상 깊은 상은 전북도청 공무원 직장협의회에서 발표한 베스트공무원과 워스트공무원, 그리고 의정활동을 잘하는 도의원을 뽑은 상입니다. 전북도청 6급이하 공무원 1297명 가운데 735명(56.5%)이 설문조사에 참가해 개인윤리와 업무능력 등 4개 분야를 평가했는데 제가 알만한 분들이 다수 선정돼 축하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올해 처음 신설했다는 의정활동 우수 의원은 도청 전체 공무원 1704명 중 830명이 설문에 참가해 황현(민주당·익산 3선거구)의장님과 양성빈(민주당 장수)의원님을 꼽았다고 합니다. 평소 신사다운 품격과 의정활동에 필요한 전문성 등을 높이 평가받았다고 하니 더욱 축하할 일입니다. 사실 의정활동을 하다보면 여기저기서 수상을 하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의정대상이니, 봉사상이니 은근 슬쩍 상장을 준다며 시상을 명목으로 댓가를 요구하는 일도 있으며 이런 유혹을 떨치기가 쉽지만은 않겠지만 현실입니다.

 

초선의원이다 보니 아직 그런 유혹에 흔들리 않습니다만 그래도 자랑하고 싶은 상이 있습니다.

 

지난달 중순 사단법인 부패방지국민운동본부 전북총연합회에서 부패방지 청렴인으로 선정돼 인증서를 받은 일은 남부끄럽지 않은 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공직자들이 수상을 희망한다는 이 상은 우리 사회의 반부패 분위기 조성과 공직자의 청렴과 공정한 업무정착을 위해 마련된 상이라고 하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의 상은 엊그제 효자동 원상림동 마을 주민들이 마을총회에서 그동안 노고에 감사하다며 감사패를 수여해줘 정말 뜻깊은 상을 받았습니다.

 

혹자는 작은 마을의 감사패도 상이라고 폄훼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그 어느 상보다 큰 상이고, 뜻깊은 상이라고 자부합니다.

 

왜냐면 원상림동 마을은 전주시내 외곽의 자연마을로 쉽게 접근하기도 어렵고, 마을 인구도 많지 않은데 제가 전주시의원이 된 후 처음 방문한 날부터 지금까지 마을 주민들이 마치 부모님처럼 따뜻이 맞아 주시고, 저도 주민들의 작은 민원도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뛰었다는 보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 감사한 일은 마을 주민들이 뜻을 모아 시상을 하니 의원으로서 소임이 이런 것임을 새삼 깨우치게 됐습니다.

 

상(賞)의 크고 작음이 어디 있겠습니까마는 올 연말에는 전주 시민, 전북 도민 모두가 시상자가 되고 수상자가 돼 행복이 넘치는 한해를 마무리했으면 합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행복의 상장을 수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