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 한해를 정리하며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자성어다. 저물어 가는 2017년 한해도 전북에서 많은 일이 벌어졌다.
도민들은 연초부터 들려온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 소식에 참담했다. GM대우와 넥솔론, 하이트 전주공장 문제도 지역경제를 위축시키는 소식도 잇따랐다.
부실사학인 서남대학교는 결국 폐쇄가 결정됐고, 교육현장의 교원 성범죄도 잇따랐다.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각종 학생인권과 교권 논란도 지켜봤다.
2017년 무주세계태권도 선수권 대회와 U-20월드컵, 전북현대모터스 K-리그 통산 5번째 우승 등 체육계는 반가운 뉴스가 잇따랐다.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조기대선에서 전북에서 전국 최고 지지율을 얻은 문재인 정부는 전북출신인사를 잇따라 등용했다. 정권이 바뀌면서 새만금은 국가주도 공공매립이 확정되면서 전환기를 맞았다.
전북혁신도시도 이전 기관 입주가 완료되는 등 밑그림이 완성됐다.
이건식 김제시장을 비롯한 선출직들의 중도하차가 이어지면서 도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올 한해 전북지역을 뜨겁게 달궜던 10대 뉴스를 선정, 정리했다.
■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 유치 성공
전북도가 2017년 8월 17일 새벽 아제르바이잔 바쿠 콘그레스센터에서 열린 세계스카우트연맹 총회에서 2023세계 잼버리대회를 새만금에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날 투표결과 전북 새만금은 607표의 압도적 지지를 얻어 365표를 얻는 데 그친 폴란드 그단스크를 242표차로 따돌리고 세계잼버리대회 개최지로 결정됐다.
전북도는 세계잼버리 유치로 지역의 문화·관광자원을 세계에 알리고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게 됐다. 경제적 파급 효과도 적지 않다. 도내에서만 531억 원의 생산유발효과와 804명의 고용유발효과, 293억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된다. /김세희 기자
■ 대표기업들 철수…지역경제 위기
올해 전북경제는 0%성장률을 기록한 지난 2015년보다 최악이라는 평가다.
전북경제의 총체적 위기가 찾아온 이유는 도내 대표 기업으로 명성을 쌓아온 대형 업체들이 공장 가동을 멈췄거나 아예 철수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가동 이미 가동을 멈춰 전북경제에 큰 타격을 입혔다. 이밖에도 넥솔론 사태에 이어 한국GM, 하이트 전주공장, BYC 전주공장 등이 전북을 떠나려는 조짐을 보이면서 협력업체 줄도산 우려는 물론, 더 나아가 전북 경제가 장기적인 침체의 늪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근심의 목소리가 높다. /김윤정 기자
■ 국가주도 매립 등 새만금 개발 '탄력'
지난 30년간 정부의 무관심 속에 방치됐던 새만금 개발이 문재인 정부 들어 일대 전기를 맞았다. 새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 새만금 국가주도 매립이 명시됐고 매립주체인 자본금 3조 규모의 새만금개발공사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여기에 전북의 숙원인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을 위한 타당성 조사 용역이 시행될 예정이며, 새만금 내부 기반시설인 동서·남북도로 개설, 새만금 고속도로 건설, 새만금 철도 건설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새만금개발공사는 선도사업으로 국제협력용지 6.6㎢를 우선 조성하고 또 2023 세계잼버리대회 개최지는 한국농어촌공사에서 농지기금을 이용해 매립하기로 결정됐다. /이강모 기자
■ 문재인 정부, 전북출신 잇단 중용
전북은 2017년 5.9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전국에서 가장 높은 64.8%의 지지율을 안겼다. ‘전북의 친구가 되겠다’던 문 대통령의 약속에 비하면 다소 미흡할지 모르지만, 새 정부 들어 전북 인재의 등용이 크게 활발해진 것은 사실이다.
장관급으로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과 김이수 헌법재판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있고, 차관급으로는 심보균 행안부 차관 등 10여 명이 발탁됐다. 청와대에는 윤영찬 국민소통 수석과 한병도 정무수석, 황태규 균형발전비서관,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 김금옥 시민사회비서관, 김우호 인사비서관, 은수미 여성가족비서관, 이원택 균형발전 선임 행정관, 황현선 민정수석 행정관 등이 있다. /청와대=이성원 기자
■ 교원 성범죄 등 교육계 논란 잇따라
유독 전북 교육계에는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충격적인 사건이 잇달았다. 올해 초 도내 특성화고 홍모 양(19)이 현장실습을 나간 지 3달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공과 무관한 현장실습은 표준협약서에 명시된 내용조차 지켜지지 않았고, 실적 압박도 있었다. 부안여고 체육교사는 수년간 제자 20여 명을 추행하고 성희롱한 혐의로 구속기소 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반면, ‘학생 성희롱’ 의혹으로 도 교육청 인권센터 조사를 받던 부안의 한 중학교 교사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학생들은 조사 당시에 ‘과장된 진술을 했다’며 탄원서를 썼다. 전주의 한 여중생은 집단 따돌림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남승현 기자
■ 3선 이건식 김제시장 불명예 퇴진
후배 업체의 사료를 특혜성으로 구입 해 김제시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된 이건식 김제시장은 11월 29일 대법원 판결로 시장직을 잃었다.
전주지검은 지난해 12월부터 전북지역 의원들의 재량사업비 집행 후 리베이트 비리 수사를 벌였고 그 결과 21명을 구속, 불구속 기소했는데 이중 전·현직 의원들이 7명이나 연루됐다. 의원들은 업자와 결탁해 자신들의 재량사업비를 집행해주고 대가로 리베이트를 받는 방법으로 뇌물을 챙겼다.
이외에도 공직선거법을 위반해 직을 잃을 위기에 처한 단체장이나 의원은 김생기 정읍시장과 최은희 전북도의회 의원(22일 대법원 판결 예정)이다. /백세종 기자
■ 도내 고교 무상급식 내년 시행 확정
2018학년도부터 전북지역 도시지역 고등학교에서도 무상급식이 시행된다.
전북교육청이 시지역을 포함해 전체 고교 급식 예산의 절반을 지원하고, 전북도(15%)와 해당 시·군(35%)이 각각 나머지 예산을 나눠 부담하겠다는 게 전북도의 방침이다.
그동안 학교 무상급식 예산은 초·중학교의 경우 전북교육청 50%, 전북도와 해당 시·군이 각각 25%씩을 지원했고, 농어촌 고교의 경우 전북교육청과 해당 시·군이 절반씩 부담해왔다. 반면 시 지역 고등학교의 경우 전북교육청과 해당 학부모가 절반씩 부담했다. 이 때문에 정읍을 제외한 전주와 익산·군산 등 5개 도시지역 학부모들의 불만이 컸다. /최명국 기자
■ 대규모 스포츠대회 성공적 개최
올해 전북에서 대규모 국제스포츠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면서 지역 위상 강화와 지역경제 활성화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지난 5월 20일부터 6월 11일까지 전주와 수원 등 국내 6개 도시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에는 개최국 한국을 포함한 24개 국가 축구대표팀이 출전해 자웅을 겨뤘다. 대회 기간 전주에는 국내 개최 도시 가운데 가장 많은 관중이 찾았다.
이어 ‘2017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가 지난 6월 24일부터 30일까지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렸다. 대회에는 183개 나라에서 1760여 명의 선수단이 출전했으며, 국내·외에서 4만여 명이 대회장을 찾았다. /최명국 기자
■ 서남대 결국 퇴출…내년 2월 폐교
설립자의 교비 횡령과 교직원 임금체불·부실한 학사관리 등으로 논란을 빚은 서남대가 결국 내년 2월 말 문을 닫는다. 교육부는 12월 13일 서남대에 대해 학생모집 정지와 함께 대학 폐쇄명령을 내렸다. 학교 폐쇄 및 법인 해산일은 내년 2월 28일이다.
지난 2015년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아 부실사학으로 지목된 서남대는 재정기여자 영입을 통한 대학 정상화 방안을 수차례 추진했지만 끝내 물거품이 됐다. 대학 구성원들과 지역사회는 법적 대응까지 불사하겠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또 교수들은 법원에 학교법인 회생 신청을 했다. /김종표 기자
■ 혁신도시 이전기관 모두 입주 완료
한국식품연구원의 전북혁신도시 입주를 마지막으로 혁신도시 내 12개 공공기관의 이전이 모두 완료됐다. 이에 따라 혁신도시 시즌1이 종료되고 새 정부 국정기조인 혁신도시 시즌2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모든 기관이 성공적으로 이전하기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보수정치권은 기금운용본부 공사화를 빌미로 서울에 사무소를 두려는 꼼수를 표면화했으며, 문형표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이에 동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북도민들의 반발로 이는 무산됐고, 기금운용본부는 지난 2월 무사히 전북혁신도시에 안착했다. 전북혁신도시는 아시아 스마트 농생명밸리 구축, 금융타운 조성 등을 통해 지역성장거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김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