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가 가장 널리 사용한 금속이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한 철은 농기구로 만들어져 농업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키고, 무기로 만들어져 많은 목숨을 앗아가고, 각종 도구로 활용되며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는 등 문명의 이기로 다양한 면모를 드러냈다. 이러한 철의 역할과 가치에 주목하고, 철 문화를 중심으로 우리 역사를 재조명하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쇠·철·강, 철의 문화사’는 2018년 2월 18일까지 국립전주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다.
전시는 인류가 철을 이용하면서 나타나는 보편적인 사회 현상을 세계사적 관점으로 풀어보는 1부, 우리 역사 속에서 철의 등장과 발달 과정을 문화사적으로 바라보는 2부·3부로 구성했다. 우주에서 온 운철, 서아시아에서 출토된 우라르투 왕국의 철검, 중국 한나라의 등잔, 조선의 비격진천뢰 등 약 730점의 문화재를 선보인다.
1부 ‘철, 인류와 만나다’에서는 운철을 시작으로 사람들이 철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형성된 여러 지역의 철 문화에 대해 살핀다. 특히 강철로 인해 달라진 사회 현상에 중점을 두었다. 2부 ‘철, 권력을 낳다’에서는 우리 역사에서 철기가 등장하면서 나타난 생산력 증가와 이로 인한 국가 권력 등장에 주목했다. 이와 관련 우리 역사 속 전쟁에 등장한 다양한 철제 무기를 전시한다. 3부 ‘철, 삶 속으로 들어오다’에서는 삼국 통일 이후 민중의 삶 속으로 깊이 들어온 철에 대해 살핀다.
마지막으로 ‘전북의 철 문화’ 전시를 추가해 철기 문화를 기반으로 전북에서 성장한 마한의 철제 기술을 엿본다.
국립전주박물관 김승희 관장은 “오늘날 금속 생산량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현대 생활의 근간을 이루는 철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고, 문명의 미래를 그려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