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여자 목욕탕만 하더라도 목욕용품 수납장으로 비상구 위치가 가려졌던 게 문제로 지적됐다. 위기 상황에서 생명줄이나 마찬가지인 비상구가 아무 소용이 없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죽음의 연기가 스며드는 욕탕에 갇혀 탈출구를 찾으려고 몸부림쳤을 희생자들을 생각하면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제천 스포츠센터는 이미 크고 작은 여러 문제가 있었단다. 불법증개축으로 건물 구조가 바뀐 데다 가연성 소재의 외장재사용으로 삽시간에 불길이 번질 수 있는 결함을 안고 있었다. 사고 전 소방점검에서도 스프링클러 밸브가 폐쇄되고, 사용연한이 지난 소화기 비치와 표시등 및 피난구 유도등 문제가 지적됐다. 자가점검으로 끝난 여탕은 오히려 문제가 감춰졌다.
이런 문제들은 제천 스포츠센터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중이용시설에서 비상계단이 잠긴 경우가 많으며, 비상계단에 각종 물건들이 적치된 곳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극장을 가더라도 비상통로가 좁거나 미로같이 생긴 경우가 많아 혹시 불이 나면 제대로 탈출할 수 있을지 걱정하게 만든다.
제천 화재참사를 계기로 우리사회의 안전문제를 다시 한 번 심각하게 돌아봐야 한다. 안전문제와 관련해서는 사소한 불법이라도 엄중히 관리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줬다.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인 경우 화재의 위험성이 많고 화재에 따른 피해도 클 수밖에 없어 더욱 엄격한 관리가 요구된다. 화재발생 때마다 매번 불법주정차 차량 때문에 소방차 진입이 신속히 이뤄지지 못해 화재를 키운 문제가 이번 화재에서도 드러났다.
전북도와 도 소방본부가 시·군 민간전문가와 합동으로 점검반을 편성해 내년 1월부터 도내 민간다중이용시설 82개소에 대한 점검에 나선다고 한다.
그러나 사고 때만 반짝하는 의례적인 점검만으로는 사회 만연한 안전불감증을 해결할 수 없다. 제천 화재참사에서 드러난 문제들을 거울삼아 상시 경계태세를 가져야 한다. 다중이용시설의 사전 위험요소를 확실히 제거해야 한다. 이용자들 역시 주인의 자세로 다중시설에 대한 경계의 눈을 가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