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전북 문화계 결산] ⑥ 영화·영상 - 다양한 영화제…작품 제작·지원 '풍성'

전주영화제 최대 규모 속 컨트롤타워 미흡 등 지적 / 흥행작 도내 촬영 많아…지역 공연·문학, 영화화도

▲ 올해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열렸던 전주 영화의거리 모습.

전북 영화·영상 분야를 뒤돌아보면 가장 큰 행사는 단연 전주국제영화제다. 올해 화려한 성과를 거둔만큼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조직·운영의 그림자는 컸다. 전주국제영화제 외에도 전북독립영화제, 고산 너멍굴영화제, 고창 책마을 해리 책영화제 등 다양한 규모의 영화제가 지역민의 관심을 샀다.

 

영화 행사뿐만 아니라 전북에서 제작·지원된 영화도 빛났다. 올 상반기 신드롬에 가까웠던 영화 ‘노무현입니다’를 비롯해 ‘대장 김창수’, ‘범죄도시’, ‘신과 함께’등도 전북을 거쳐 갔다. ‘천사는 바이러스’등 지역 연극, 문학을 영화화한 사업도 탄력이 붙었다.

 

△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운영 위상에 걸맞게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역대 최다 매진과 최다 관객을 기록했다. 미국 영화 전문매체인 무비메이커(Movie Maker)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멋진 25개 영화제’에 아시아권에서 유일하게 포함됐다.

 

하지만 벌써 18회째를 맞은 국제행사임에도 화면이 기울어지는 등 일부 상영 환경 부실, 조직 내 업무 연계·소통 부족, 실무 컨트롤타워 부재 등의 문제가 매년 비슷하게 제기되고 있다. 영화제가 도약하기 위해서는 조직·운영도 규모·위상에 맞게 변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전북독립영화제와 무주 산골영화제, 전북청소년영화제, ‘폴링 인 전주’ 등도 전북 영화계를 발전시키는 동력이다. 고산 너멍굴영화제, 익산 스테이션 영화제, 마릴린먼로 영화제, 겨울영화제, 고창 책영화제 등 민간단체가 주도하는 작은 영화제도 대폭 늘어 지역민의 영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준다.

 

전주국제영화제·독립영화제 등의 거점공간으로 활용될 ‘독립영화의 집’도 내년부터 건립이 추진돼 영화 인프라 확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 ‘메이드 인 전주’ 영화 흥행

 

올 전주국제영화제의 지원작 ‘노무현입니다’(감독 이창재)는 전국적으로 전주국제영화제의 정신과 명성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지난 정권에서 비밀리에 작업할 만큼 제작·지원이 힘들었지만 공개되자마자 국민의 관심·지지를 받으며 독립영화로는 이례적으로 관객 수 185만 명을 모았다.

 

함께 지원받은 작품 ‘초행’(감독 김대환)은 로카르노국제영화제 본상 수상·마르델 플라타 국제영화제 진출, ‘시인의 사랑’(감독 김양희)은 부산영화평론가협회·올해의 여성영화인상 각본상 수상 등을 이루며 국내·외 영화제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전주는 올해 흥행 영화 촬영지로도 자리매김했다. (사)전주영상위원회가 올해 촬영을 지원한 작품은 66편. 역대 가장 많은 수치다. 특히 탄탄한 시나리오와 국내 정상급 배우의 출연으로 기대를 모은 대작이 많았는데, ‘대장 김창수’, ‘범죄도시’, ‘자전차왕 엄복동’(개봉 예정), ‘창궐’(개봉 예정) 등이 있다.

 

최근 흥행 개봉작인 3편도 전주영상위의 인센티브 및 촬영 지원을 받았다. 현빈·유지태 주연의 영화 ‘꾼’, 강하늘·김무열 주연의 ‘기억의 밤’, 하정우·차태현 주연의 ‘신과 함께’다. 세 편 모두 익산의 교도소 세트 등 전북지역에서 많은 부분을 촬영했다.

 

△지역 콘텐츠 영화제작 본격화

 

2015년부터 시작한 전북도와 전주영상위의 전북 공연, 문학 등을 영화화하는 ‘전북 문화콘텐츠 융복합 사업’도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전북 연극 ‘천사는 바이러스’를 원작으로 한 영화 ‘천사는 바이러스’는 지난해 제작돼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등에서 상영됐다.

 

올해는 영화 ‘아지트’가 선정돼 전주 삼천동 일대에서 촬영을 하고 있다. 지역 극단 ‘까치동’의 연극 ‘수상한 편의점’(원작 최기우)을 영화화한 작품. 박효주·도희 등 개성 있는 배우와 국내 영화계 베테랑들이 모인 ‘불휘기픈 영화사’와 강경태 감독이 모인데다 전북 영화인들도 스태프로 참여해 한 단계 진화한 지역영화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아지트’는 내년 개봉 예정이다. 동시에 전주 한옥마을에서 진행됐던 마당극 ‘녹두장군 한양 압송 차’를 원작으로 한 영화 ‘앙상블(가제)’도 제작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