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는 권력에 굴하지 않았다

김승환 전북도교육감 뿐만 아니라 전주시도 박근혜 정부의 탄압 대상에 올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일 발표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의 중간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주시는 충북과 안산시, 성남시 등과 함께 정부의 지원배제 지자체로 분류돼 있었다.

 

앞서 우병우 전 청와대민정수석이 진보성향 교육감의 개인비위 의혹 등을 파악하라고 국가정보원에 지시했다는 의혹과 관련,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지난 11일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에 출석해 참고인조사를 받았다. 김 교육감은 그동안 정부의 부당한 요구에 불응하는 자세를 보이다가 잦은 검찰 수사를 받았다. 김 교육감은 “불법사찰의 핵심은 정권을 비판한 교육감 제거에 있었다”고 말했다.

 

전주시도 박근혜 정권 때 눈엣가시 행동을 했다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대상이 된 것으로 보인다. 전주시는 2016년 전주국제영화제 때 국가정보원 간첩조작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자백’을 상영했는데, 당시 김승수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은 “영화에서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상영을 강행했다. 전주영화제는 ‘7년-그들이 없는 언론’, ‘천안함 프로젝트’, ‘귀향’ 등 다른 영화제에서 상영을 꺼리는 시사성 깊은 작품을 잇따라 소개하기도 했다. 또 ‘N프로젝트’라는 암호명으로 극비리 제작된 영화 ‘노무현입니다’에도 투자, 영화를 통해 진실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예술계 지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전주시는 세월호 현수막 철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는가 하면, 중소기업과 사회적기업 육성 등 서민중심의 경제정책을 펴면서 박근혜 정부를 불편하게 했다.

 

전주시가 영화제를 운영하면서 외부 압력에 굴하지 않고 표현의 자유를 지켜내고자 노력해 온 것은 잘 한 일이다. 전주영화제는 상업적 옐로 스크린이 아니다. 영화예술가들이 진실을 이야기하는 축제의 장이다. 김승수 위원장이 부당한 권력에 굴하지 않고 영화제를 ‘표현자유의 광장’으로 지켜낸 것은 잘 한 일이다.

 

김승환 교육감 사례에 적나라하게 나타나 있듯이 박근혜 정권은 자신들을 비판하고 명령에 복종하지 않으면 가차없이 ‘먼지떨이’ 등의 폭력을 가했다. 박정희와 전두환의 군사독재정권과 다를 게 없었다. 정의와 진실, 그 안에 깃든 진리는 영원하다. 권력자와 공무원들은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