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 2017년도 청렴도 측정 결과, 573개 측정 대상 기관의 종합청렴도가 평균 7.94점으로 전년 대비 0.09점 올랐다. 공직유관단체 8.29점으로 가장 높았고, 광역시도는 7.65점으로 가장 낮았다. 전북도는 외부청렴도 8.1, 내부청렴도 7.76, 정책고객 평가 6.45로 종합청렴도 7.71을 받아 평균치를 소폭 넘었고, 전체 17개 광역시도 중 8위를 기록했다. 전북교육청도 7.76점으로 3등급을 받으며 전북도처럼 반타작했지만, 2012년 전국 3위를 생각하면 부끄러운 성적이다.
14개 시군 중 고창(8.05)과 전주(7.93)가 가장 수위였다. 고창군이 전국 83개 군 중 4위를 기록한 반면 부안군은 최하위 5등급을 받았다. 부안군의 종합청렴도는 6.75점에 불과했는데 외부청렴도는 6.57점으로 가장 꼴찌 점수였다.
전북도의회, 전주시의회, 전북대 상황도 매우 심각했다. 전북도의회는 5.58점으로 4등급이었고, 17개 광역의회 중 16위였다. 전주시의회는 5.34점으로 최하위 등급인 5등급을 받았다. 인구 50만 명 이상 기초의회 30개 중에서 맨 꼴찌였다.
전북대학교는 5.85점을 받아 5등급에 들었다. 꼴찌 한국과학기술원이 받은 5.60점보다 고작 0.25점을 더 받아 맨 꼴찌를 면했다. 전북대는 2016년에 이어 이번에도 꼴찌에서 두 번째를 기록, 청렴도 꼴찌 국립대학이란 오명을 벗지 못했다. 전북대 청렴도가 치명적 상황을 맞은 것은 끝없이 계속되는 부패다. 교수가 철창에 갇히는 연구비 횡령 등 부패사건은 감점요인이다. 올해 전북대 부패금액은 5억5000만원으로 전국 국·공립대 중 가장 많았다. 2위 경북대보다 1000만원 더 많다.
이남호 총장은 취임 일성으로 ‘성장을 넘어 성숙으로’를 대학발전 구호로 외쳤지만 그동안 부패만 성숙한 듯 하다. 마치 전임 총장이 무리하게 죈 고삐가 확 풀리면서 ‘망아지들이 날뛰는 형국’이 청렴도 평가 결과로 드러난 것 같다. 불과 1년 전 부패사건으로 대통령이 탄핵되고 교도소에 갔다. 대학 적폐는 뒷전인 채 무슨 ‘성숙’ 타령인지 총장 스스로 되씹어봐야 한다. 대학교수는 지성의 표상이다. 그들이 본분을 잃어 부패 사건이 반복되고, 대학 청렴도가 꼴찌면 성장은커녕 추락이다. 대학교수들이 사사롭고 작은 이익에 영혼을 팔고, 수신을 게을리 하여 대학에 먹칠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성할 때다.
김재호 수석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