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참사로 이어진 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 화재 역시 현장 진입로에 불법 주·정차된 차들로 초기 진압에 실패하면서 피해를 키웠다. 당시 소방차가 처음 도착한 건 신고 후 7분이었지만, 불법 주차된 차량 때문에 본격적인 구조작업은 도착 후 30분이 지나서야 가능했다. 불법 주차 차량만 없었어도 조기 구조를 통해 희생자를 줄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불법 주차 문제에 경종을 울렸다.
그러나 제천 화재참사의 교훈에도 불구하고 불법 주정차에 대한 사회 인식은 여전히 안이하다. 본보가 제천 화재참사 사건 후 다중이용시설이 밀집해 있고 교통 왕래가 많은 전주시내 효자동 신시가지와 전북대 구정문, 모래내 시장 인근을 취재한 결과 도로 양쪽에 차들이 빼곡히 들어차 승용차 한 대가 지나가기 버거울 정도인 곳도 많았다. 해당 구간에 화재가 발생할 경우 소방차 진입은 불가능한 상황이었단다.
화재가 예고하고 발생하는 게 아니다. 특정 건물만의 문제도 아니다.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 예방이 최선이지만, 만약의 사태에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 불법 주정차 문제의 해소와 소방차 길 막기 같은 화재진압에 방해가 되는 기본적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불법 주정차 문제의 해결이 그리 간단치는 않다. 대형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높은 다중이용시설이 있는 지역의 경우 주차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경우가 많다. 주차공간을 확보하지 않은 채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대로에 비해 소방차 진입이 더 어려운 이면도로의 불법 주정차 단속을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는 것도 문제다.
법적·제도적 문제도 나온다. 화재 현장에서 불법 주차된 차량을 손쉽게 치우지 못하는 게 차량 손상에 대한 소방공무원의 책임 때문이라고 한다. 생명이 걸린 위급한 상황에서 차량손상 책임을 묻는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신속한 화재진압을 위해서라면 합법적으로 주차된 차량을 부수더라도 소방공무원의 행위는 면책해야 한다. 배상은 국가가 책임지면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