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네 편의 작품은 비교적 소재와 주제, 구성 및 이야기의 줄거리에서 독창성이 엿보여 최종심에 올렸다.
‘시암마을 새봄이’는 농촌마을에 버려진 아기를 정성껏 돌보고자 하는 할머니들의 마음을 현실성 있게 담아냈지만 갑작스런 아기의 발견과 아줌마의 뒷모습으로 끝을 내는 등 주독자인 어린이들의 흥미를 끌기에게는 다소 아쉬운 점이 있었다.
‘하늘 속으로’는 소나무를 중심으로 솔개와 비둘기, 백로 등 숲속 여러 동물들이 어린 황조롱이를 잘 보살펴 하늘로 날 수 있게 돕는 이야기로 소재 선택은 좋았으나, 문장과 대화 글의 표현에서 덜 다듬어진 부분이 많아 완성도가 떨어졌다.
‘달려라 큰언니’는 승부와 관계없이 친구와의 우정을 중요시한 생활동화로 군더더기 없이 문장이나 글의 흐름은 매끄러웠으나, 소재 선택의 참신성과 어린이의 심리적 갈등이나 표현 등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두 번째 짝’을 당선작으로 올린 것은 전체적인 글의 짜임과 문장 구성력이 비교적 탄탄하고, 사건 진전이 자연스러웠으며, 마지막 결말까지 무리 없이 이끌어간 솜씨가 돋보였기 때문이다. 이삿짐을 옮기면서 떨어뜨려 버려진 항아리 뚜껑이 폐지 줍는 유모차 할머니네 집으로 옮겨진다. 항아리 뚜껑은 혼자 사는 할머니의 동태를 살피며 생각에 잠기고, 할머니를 걱정하는 마음을 놓지 못한다. 어느 날, 금이 간 사이로 작은 씨앗이 날아들고, 감나무와 모래의 도움까지 얻어 겨울을 지나 새싹이 돋고 꽃을 피우는 이야기다. 여기에서 작가는 단순히 의인화된 항아리 뚜껑이 노란 민들레꽃을 피운 것으로 끝내려 하지 않았다. 자나 깨나 아들의 장래를 걱정하며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할머니의 소망이 이루어지길 바라며, 어려운 처지에서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는 몫까지 담아낸 것이다. 굳이 지적한다면 시작을 좀 길게 끌고간 느낌이 없지 않지만, 현실 사회와 삶의 진실을 쉽고 간결한 문장으로 안정감 있게 담아낸 충실한 내용의 작품이었다.
당선작가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며, 최종 선에 올라온 작가들에게도 앞으로 더 좋은 작품을 써내어 어린이들의 정서순화와 아름다운 세상을 가꾸는데 일조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