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이 ‘아침 대화’, ‘휴가’, ‘삼중주’로 좁혀 살피게 되었는데, ‘삼중주’는 상당히 연마한 솜씨에 ‘복어’라는 사물이 신선하여 눈길을 끌었다. 다만 나중에 등장하는 인물들이나 사물들이 너무 많아 집중도가 약해지는 흠을 안고 있었다. 이런 결점은 ‘휴가’에서도 반복된다. 인물과 장소가 여럿 나와서 작품을 흐트러지게 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이든 여럿 등장하면 합쳐놓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럼으로써 작품의 의미와 이미지가 모아져 뚜렷해진다. ‘아침 대화’는 제목이 평범하여 처음에는 눈에 띄기 어려웠다. 그러나 편의점의 ‘CCTV’를 매개체로 끝까지 이끌어가는 힘을 높이 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면서도 풋풋한 감성이 유지되고 있어서 다시 눈길을 사로잡았다. 찬찬한 글쓰기 또한 강점으로, 숙고 끝에 당선작으로 결정했다. 험난한 앞길에 영광이 있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