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박인옥

▲ 박인옥 완주군
“일 다 끝나셨어요?”

 

“죽어야 끝나지.”

 

△김장철이 다가온 완주군 비봉면 할매들, 어찌나 분주하던지요. 그런 와중에도 한글교실에 나오는 일만큼은 악착같네요. 글은 잘 쓸지 몰라도 살아온 평생이 글이 되어버린 할매들. 이 할매들이 주고받는 대화가 만만치 않군요. 한글교실 선생님께서 교실에 막 들어서는 박인옥 할매에게 여쭈었지요. “일 다 끝나셨어요?” 그러자 거 참 명치끝이 꿈먹하는, 할매의 짤막한 대답이 돌아오네요. “죽어야 끝나지.” ·김형미(시인)

 

(*완주군 복합문화지구 <누에> 의 감성수업 ‘詩詩한 11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