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권력은 고이면 썩는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 했다. 고금의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물론 예외가 있다. 독재정권일수록 집권 기간이 길었다. 하지만 이들도 결국은 민초들에 의해 권좌에서 쫓겨나 말로가 비참해진 경우가 많았다. 현대는 과거보다 훨씬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낡은 지도력은 곧바로 퇴출 위기에 직면한다. 아직도 일부 농촌 지역의 경우 3선이 간혹 있으나 도시 지역은 선거로 심판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단체장은 모든 인사와 예산, 조직을 장악하고 있는 제왕적 권력을 가지고 있어 두 번도 너무 길다고 하소연한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기 때문에 수년이 지나면 예스맨과 아부에 능한 자만 득세하여 남고 서서히 추락하여 지역이 황폐해지며 변화에 뒤져서 생력을 잃게 되어 버린다.
전북 교육의 수장인 김승환 교육감은 직권 남용에 의한 법률 위반 1심 재판이 무죄로 선고되자 곧바로 3선 출마를 선언했다. 전북 지역은 민선 시대가 출범한 이후 지금까지 광역 단체장 중에 3선 출마자가 없다.
교육감도 예외가 아니다. 능력 여부를 떠나 8년이면 지역 주민에게 보여줄 것 다 보여주었다. 더 이상 자신만이 가능하다고 강변하는 것은 지난 8년의 긴 시간 동안 무엇을 했느냐는 역질문에 봉착하게 된다. 아이디어도 고갈되어 새로울 게 없고 시도한 것들도 이미 결과에 대한 평가가 나와 있다.
초기 가치와 철학 아래 집권을 공유했던 개인과 집단들도 매너리즘과 기득권에 취해 있는 경우가 많고 지킬 것이 많은 집단으로 되어 버렸다.
이제 전북 교육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해야 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정년 연장 형, 생계 유지형, 기득권 보호용 3선 도전은 결국 그 후과가 지역민에게 돌아가게 된다.
김승환 체제는 초기에 가졌던 투명성 확보와 인사 공정성, 학생 인권, 혁신학교, 농어촌 학교 유지 등 많은 면에서 변화를 보였지만 중기 이후, 많은 사건 사고와 더불어 초기에 가졌던 새로운 시도들이 많이 퇴색한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개혁이나 변화를 너무 조급하게 추진하면서 당대에 성과를 추구하다 보면 무리가 발생하고 홍위병이 득세하게 되어 있다. 완장 찬 사람들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게 되는 것이다. 결국 장강의 앞물은 뒷물에 의해 서서히 밀려나게 된다. 시대는 변화해 간다는 자연의 이치를 누구도 벗어날 수 없다. 항상 권력자의 눈에는 모든 사람들이 부족하고 자신의 발아래에 있던 애송이로 보는 경우가 많다.
전북 교육은 이제 분명하게 변화해야 한다. 지역과 대화하고 교사·학생과 소통하는 학교 공동체를 이루어야 한다.
이제는 전북 교육의 위와 아래를 제대로 꿰뚫어 보는 사람들이 나설 때가 되었다. 초기 전북교육은 과거와의 단절과 인적 청산의 과제로 교육을 잘 모르더라도 외부인사에 의한 대수술이 필요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아니다. 교육 현장을 잘 알고 교사와 학생에 대해 충분한 식견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한 때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김상곤 교육부총리의 최근 모습을 보라. 과거의 정치적 입장 가지고는 더 이상 복잡한 교육행정을 다룰 수 없고 모르는 것은 약이 아니라 병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무능 그 자체란 것이다. 교육 관료들에게 농락당하지 않고 교육 현장을 실사구시로 꿰뚫어 보고 있는 사람들이 나서 교육 전반에 대해 심층적인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
더 이상은 구호나 주장, 겉보기만 바꾸는 것으로는 교육 개혁을 지속적으로 실현할 수 없다. 교육의 주체는 누가 뭐래도 학생과 교사이다. 이들의 학교공동체가 존중되고 즐겁고 활기찬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북 교육은 제대로 된 혁신과 변화를 위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시민인 유권자의 힘으로 전북 교육의 변화를 쟁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