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철 전북지방경찰청장의 인사

▲ 남승현 사회부 기자

강인철이란 이름의 경찰을 알게 된 건 페이스북 사태 때다. 지난 2016년 11월 광주지방경찰청장 근무 당시, 촛불 집회를 관리하면서 페이스북에 ‘~민주화의 성지, 광주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라고 올린 것이 화근이 돼 이철성 경찰청장과 공방을 벌이던 모습이 서슬 퍼랬다.

 

그 이름을 다시 새긴 건 요사이다. 전북지방경찰청장으로 부임한 이후, 경찰 조직 내부에서 승진 인사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고 경찰관 150여 명이 근무시간에 영화 ‘1987’을 보러가 논란이 됐다. 이를 일부 언론이 보도하자 공교롭게도 부임 후 한 달여 만에 이뤄지는 정기 인사에서 홍보계장을 수사과로 내정했다.

 

경찰 안팎에서 문책성 인사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강 청장은 ‘가장 공정한 인사였다’고 항변한다. 문책성 인사가 아니냐는 기자들 반론에 동의하지 않았다.

 

한데 이번 인사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홍보계장은 이 보직에서 2년을 채웠다. 전임 홍보계장들은 2~3년을 지내고, 본인이 원했던 보직으로 이동했다. 이번 홍보계장이 이동하는 자리가 본인이 원했던 보직인지는 분분하다.

 

강 청장이 공정한 인사를 주장하고 싶다면, 불편한 기사가 통제되고 있을 때 그는 무엇을 했는지부터 따져야 한다.

 

18일 오전, 강 청장은 전북경찰청 기자단 앞에서 “기사를 어떻게 막을 수 있겠습니까, 그런 적 없다”며 일축했다.

 

하지만 얼마 전 일부 언론사 기자와 간부는 전북청 직원에게 “보도를 자제해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강 청장은 직접 지시가 없었다며 넘기고 있지만, 부하직원들의 과잉 충성으로만 보기에는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

 

“홍보계장이 ‘신뢰’에 문제가 있던 것 같다”는 한 간부의 소견에 대해서도 강 청장은 개인의 의견으로 치부했다. 그에게 “인사는 내 소신이고, 논란은 내 책임”이라는 모습은 무리한 요구일까. 경찰직을 걸고 본청장과 대립하던 그 기개로 말이다. 2년 전 ‘좌천 논란’에 몰렸던 강 청장의 모습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