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15주년 자동차융합기술원] 전북, 상용차 자율주행 글로벌 전진기지 꿈꾼다

새만금, 상용차 전진기지 최적…생산 확대 ·일자리 2만개 창출 / 글로벌 부품기업 육성 투자로 자동차융합생태계 구축 노력 / 400여개 도내 자동차부품기업 2025년까지 600개사로 확대

▲ 전북도 출연기관인 JIAT자동차융합기술원은 지난 19일 창립 15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갖고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새 지평을 열기 위해 ‘JIAT 비전 2025’를 선언했다.

자동차 부품산업의 구조고도화와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해 지난 2003년 세워진 자동차융합기술원(JIAT)이 창립 15돌을 맞았다. 그동안 전북 자동차·뿌리산업과 함께 동반성장해 온 자동차융합기술원은 올해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4차 산업으로 대변되는 트렌드의 변화 때문이다. 창립 15돌을 맞아 변화와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자동차융합기술원의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살펴본다.

△산업 트렌드 변화= 지난 2016년 다보스 포럼 이후 4차 산업혁명의 파고가 거세다. 빅데이터,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3D 프린팅, 스마트 팩토리, 블록체인, 공유경제 등의 신기술과 신산업이 대거 출현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산업 분야에서는 자율주행차, 커넥티드 카, 전기자동차, 차량공유 플랫폼과 같은 새로운 트렌드가 부상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글로벌 규모의 산업구조 재편도 본격화하고 있다. 기업들은 활발한 합종연횡을 통해 기술 융복합을 구현하고 있다.

 

자동차 제조업체와 구글, 애플, 네이버와 같은 IT기업이 연합해 자율주행차의 조기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5G로 대표되는 통신기업과 연합해 V2X기반의 커넥티드 카를 개발하고 있다.

 

또 연료를 연소시켜 에너지를 전환하는 내연기관을 대체하기 위한 친환경 전기차로의 전환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성장기회 맞이한 전북 자동차산업= 1990년대 현대자동차와 대우자동차가 둥지를 틀면서 본격화된 전북의 자동차 산업은 지난 20여 년 동안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며 뿌리, 특장차의 전후방 산업과 농기계, 건설기계 등 연관 제조업 성장을 견인해 왔다. 지난 2011년 정점을 찍은 후 성장이 다소 둔화됐었지만, 2016년 들어 출하액 9조 7000억 원, 종사자수 2만 1000명으로 도내 GRDP와 일자리 25%를 점유하는 주력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에는 상용차, 친환경차, 특장차를 중심으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친환경 전기버스 ‘일렉시티(Elec City)’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타타대우상용차는 중형 저상버스 표준모델을 개발해 대량생산을 앞두고 있다. 또 삼진산업은 새만금 산업단지에 준중형 트럭 생산을 담당할 공장을 짓는다.

 

도내 대표적인 자동차 전장부품기업인 대우전자부품은 지난해 11월 중국의 동풍자동차와 합자기업을 설립해 친환경차에 적용할 부품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으며, 리튬코리아는 올 4월 전기차 50만대 분에 해당하는 연 3만톤 규모의 리튬 생산시설을 새만금 내에 착공할 예정이다.

 

지난 2016년부터 차량용 경량부품에 적용하는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PPS)을 생산하기 시작한 도레이첨단소재는 추가로 1000억 원을 투자해 증설에 나선다. 특장차 산업을 위해 조성한 특장차전문단지는 분양을 완료한 뒤, 단지를 2배로 확장하는 2단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새만금 내 조성을 추진하는 상용차 자율주행 기반 글로벌 전진기지. 사진 제공=자동차융합기술원

△4차 산업혁명 전진기지 새만금= 전북도와 자동차융합기술원은 새로운 산업 트렌드가 성장동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특히 새만금에 ‘친환경 상용차 자율주행 기반 글로벌 전진기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듯이, 새만금은 상용차 자율주행을 위한 글로벌 전진기지로서 최적지이다. 국내 중대형상용차의 94%를 생산하는 완성차업체와 특장차 전문단지를 배후에 두고 있다. 게다가 올 하반기 완공 예정인 상용차부품 주행시험장, 새만금 수변도로 등을 이용한 실증도로까지 고려하면 R&D 및 실증, 산업단지, 물류, 인프라 연계성 등을 모두 만족한다. 또 2023년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와 연계한 미래형 자동차기술을 홍보할 수도 있다.

 

‘친환경 상용차 자율주행 기반 글로벌 전진기지 조성 사업’은 올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앞두고 있다. 이 사업에 투입되는 비용은 내년부터 5년 간 3000억 원(국비 2200억 원 포함)이다. 사업 내용은 융복합 기술개발, 연구지원 인프라 구축, 융합형 협업 촉진 등이다. 이 사업을 통해 상용차 생산이 7만 5000대(2015년)에서 20만대(2025년)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새로운 일자리 2만개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북 자동차 산업의 성공전략= 전북자동차 산업의 성공전략은 글로벌 부품기업 육성, 자동차융합생태계 확보로 집약된다.

 

전북의 상용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려면 부품기업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금형 시험생산센터 구축, 빅바이어 연계 수출 촉진 등 6개 사업에 438억 원을 투자하기로 확정했다. 이와 함께 친환경 전기상용차와 커넥티드 카의 성장을 위해 1890억 원 규모의 R&D 및 인프라 구축사업도 기획하고 있다.

 

다른 산업과의 융합생태계 활성화도 중요한 요건이다. 전기전자 융합 콘퍼런스, H-융합 콘퍼런스, 전북자동차포럼, 전북뿌리산업연합회, 전북특장차산업발전협의회를 아우르는 스마트 융합 얼라이언스를 구축해 ‘전북형 융합 비즈니스 모델’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 이런 산업-기술-제품-기업-인력 간의 융합은 새로운 전북형 산업생태계를 구축하고 산업환경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북자동차산업 2025년 모습을 그리다= 전북도와 자동차융합기술원은 산학연관의 융합, 협업 등을 통해 전북 자동차산업의 중흥과 글로벌 도약이라는 새 지평을 열 계획이다.

 

특히 자율주행 전진기지 조성, 전기와 수소로 움직이는 친환경 전기동력 상용차, 첨단 뿌리산업의 글로벌 성장, 블루오션으로서의 특장차, 경량소재·부품과 전기·전장부품 등 전라북도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현재 400여개인 도내 자동차부품 기업을 2025년까지 글로벌 부품기업 100개사, 특장기업 150개사를 포함해 총 600개사까지 늘리고, 뿌리기업은 수출기업 50개사를 포함한 500개사로 늘려 양질의 새로운 일자리를 2만개 창출하겠다는 전북 자동차 산업의 미래상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

 

● 이성수 원장

"장르 파괴·융합 전략 통해 전북자동차산업 새 지평을"

 

이성수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창립 15돌을 맞아 장르를 파괴하는 융합의 전략으로 글로벌 전북자동차 산업의 새 지평을 열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기술원의 전 직원은 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아무리 어렵더라도 전력을 다해 ‘한걸음 더 더 더’뛰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지난 2003년 임직원 4명에서 출발한 기술원은 전북의 자동차·뿌리기업과 희로애락을 같이 하며 동반 성장했다”며 “이제 83명 규모의 국내 굴지 자동차 관련 혁신기관으로 발전한 만큼 전북 자동차산업 중흥에 더 큰 사명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올해 새로운 비전에 따른 목표를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책임 완수, 월드클래스 부품기업 육성, 전북형 자동차 산업 융합생태계 활성화, 글로벌 시험평가 인증기관으로의 도약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2025년이면 자율주행차는 4단계로 진입하고, 우리나라는 고령자 비율 20% 이상의 초고령화 사회가 돼 모든 산업이 임계점을 넘게 된다”며 “이러한 산업환경 변화에 대응해 글로벌 전북자동차산업의 새 지평을 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