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꽃구경을 갔다
옮겨보지도 못한 말이 평생,
그럭저럭 살지 뭐
△ ‘긴 세월 어찌 사셨어요?’ ‘그럭저럭 살았다.’ 전쟁 통에 오랫동안 헤어져 있다가 만난 어느 고부간에 주고받은 말이랍니다. 비봉면 오중이 할매가 자신의 사진을 들여다보며 하신 말씀도 그와 같았지요. 사진 속에는 봄 철쭉 만발한 가운데 웃고 있는 할매가 서 계셨는데요. 평생 말 한마디 할 줄 모르고, 글 한 줄 쓸 줄 모른 채 살아낸 세월이 ‘그럭저럭 살지 뭐’ 속말을 하는 것 같았답니다. <김형미 (시인)> (*완주군 복합문화지구 <누에> 의 감성수업 ‘詩詩한 11월’ 중에서) 누에> 김형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