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기준 전북지역 체불임금 총액이 437억원, 그 대상자가 1만1241명에 이른다. 2013년도 277억원에서 이듬해 417억원으로 껑충 뛴 후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체불임금에 대한 근로감독 강화 등 여러 조치가 따랐으나 임금체불 문제가 달리 개선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특히 군산지역의 체불임금 문제가 심각하다. 군산고용노동지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군산지역 내 체불임금이 967개 사업장, 139억원이다. 전년도 대비 체불 사업장이 53개소 늘었고, 금액으로 25.8% 증가했다. 임금체불로 고통을 받는 근로자 수가 2871명이나 된다. 군산조선소 폐쇄에 따라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제적 여건과 사업장의 어려움 때문에 임금체불 또한 어쩔 수 없는 일일까. 실제 임금체불이 이뤄지는 주된 이유로 사업장의 경영악화와 도산 및 폐업이 꼽힌다. 회사가 망하게 생겼는데 근로자들이 참아줘야 회생의 기회라도 있을 것 아니냐는 게 사업주의 논리다. 그렇게 참고 견디며 일한 대가로 임금체불액만 늘어나는 게 현주소다.
근로자의 임금은 개인과 가정, 사회를 지탱하는 기둥이다. 일한 만큼 대가를 받는 근로자의 당연한 권리다. 경제여건이나 회사의 어려움을 근로자에게 전가시켜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임금체불로 인해 근로자의 사회·경제적 기반이 무너지고, 가정이 파괴되는 것보다 사업장이 더 우선일 수는 없다. 그럼에도 임금체불에 대한 온정주의가 우리 사회 여전히 뿌리잡고 있다.
최근 임금체불 사업주가 잇따라 구속되는 등 임금체불에 대해 당국의 강력한 처벌 의지가 읽히기는 하다. 전주고용노동지청도 근로자 30명의 임금 9000여만원을 상습 체불한 건설업체 대표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기도 했다. 충북에서도 ‘신고 할 테면 하라’며 상습적으로 임금 체불을 해오던 고용주가 구속되기도 했다. 그러나 근로자가 겪는 고통에 비해 임금체불 사업주에 대한 처벌은 여전히 부족하다.
고용노동부가 설 명절을 앞두고 체불임금 청산 집중지도에 나선다고 한다. 그러나 이벤트성으로 그칠 문제가 아니다. 임금체불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