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수를 기대하고 있는 전북지역 전통시장이 거센 한파가 이어지면서 울상을 짓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매출은 큰 폭으로 늘고 있는 반면 전통시장을 찾는 발길은 여느 겨울보다 뜸해졌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설 명절을 앞두고 전통시장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온누리 상품권 할인한도를 늘리는 등의 대책을 마련했지만, 강추위로 인한 쇼핑 불편에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전주 남부시장, 모래시장, 중앙시장을 비롯한 도내 전통시장의 모습은 썰렁했다.
이 기간 중 전통시장은 물건을 사는 손님이 붐비기는 커녕 물건을 파는 상인마저 강추위에 꽁꽁 얼어붙은 모습이었다. 일부 상인들은 추위를 견디다 못해 문을 닫고 쉬기도 했다.
전주 중앙시장 상인 A씨는 “겨울 한파에도 설 명절 대목에는 어느 정도 손님들이 찾기 마련인데 25년 장사하면서 올해 같은 불황은 처음이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전북중소벤처기업청과 상인회 등은 이같은 상황과 관련,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극심한 한파에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전북중기청 관계자는 “일부 상인들로부터 시장 내 난방시설 설치 및 가동을 원하는 민원이 들어온 적도 있다”며 “그러나 난방기를 무리하게 가동할 시 에너지 소비가 크며, 전통시장 특성상 화재 위험에 취약할 수 있어 현 실태에 적용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시장 시설보수를 통해 찬바람은 막을 수 있지만 소비자들은 강추위로 외출도 자제하는 요즘, 굳이 전통시장을 찾으려 하지 않고 있어 전통시장 상인들은 하루빨리 한파가 지나가기만을 기대하고 있다.
전주시 삼천동에 사는 김성자 씨(51)는 “전통시장을 이용하려고 해도 온라인 쇼핑도 있고, 난방이 잘 되는 대형마트도 있는데 이 추운 날씨에 일부러 시장에 갈 엄두가 안난다”고 말했다.
관련 당국과 전통시장 상인들은 설 명절을 일주일 앞두고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온누리상품권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만큼 막바지 설 특수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하현수 전북상인회장은 “아직 정확한 집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온누리 상품권 할인한도 확대와 구입액 상한으로 구입이 늘고 있는 추세다”며 “상품권 부정사용을 막고 공동구매 등을 활성화시킨다면 반전을 기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중기청은 오는 9일 전통시장 붐 조성을 위해 도내 6개 시 지역 12곳에서 동시다발로 전통시장 이용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