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지로 반출된 품질 좋은 전북쌀이 타지역산으로 둔갑돼 고가에 판매되는 문제가 오랫동안 지적돼온 가운데 품질이 우수한 전북산 김마저 타지산으로 둔갑돼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산과 부안에서 생산된 김 원초를 가공해 식품으로 만들 가공공장이 없다보니 대부분의 생산물량이 충남과 전남으로 빠져나가 해당 지역의 김과 섞여 타도시 브랜드를 달고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도내에서 유지돼야 할 일자리와 소득 등 부가가치가 타지역으로 유출되고 있는 셈이다.
6일 전북도에 따르면 고유한 감칠맛과 혈액순환에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군산·부안 물김이 입소문을 타며 국내를 포함한 중국 등지에서 유명세를 높이고 있다.
김은 도내 농수산식품 가운데 가장 많은 양이 수출되는 품목인데, 지난해 2970톤(6785만8000불)이 수출됐다. 지난 2014년 1899톤에 비해 56%가 증가한 것이다.
도내 전체 김 생산량 또한 지난해 3만7000톤(440억)에 달했지만 군산지역에 이를 가공할 수 있는 김 가공공장이 없어 연간 약 3만톤(325억) 가량이 타지(충남·전남)로 유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충남은 광천김, 전남은 완도김·무안김으로 브랜드가치를 높이고 있는데 이들 김의 상당수 원초가 군산, 부안에서 공수된 셈이다.
전북에서 생산된 김 원초가 충남 서천 및 전남 완도, 녹동 등으로 유통되면서 전북김의 인지도도 낮아지고 있다.
실제 군산대학교에서 진행한 김 생산과 위판, 인지도 등 조사용역 결과 군산 김 인지도는 2.2%로 완도 52.4%. 서천 11.4%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품질이 우수한 도내산 김을 특화시키고 어업인의 수익창출로 이어지게 하기 위해서는 유통거리 단축과 비용절감을 이룰 수 있는 가공공장 설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국 김 가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충남 서천군의 경우 김 가공특화단지를 조성해 자체 브랜드개발과 마케팅에 나서는 등 전북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전북도와 군산시, 군산수협은 총 사업비 70억 원(국비 21억, 지방비 21억, 기타 28억)을 들여 2019년 5월 준공을 목표로 군산 해망동 일원 1887㎡에 가공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설립 예정인 가공공장은 소규모로 도내 생산물량의 30~40%밖에 소화하지 못한다는 게 전북도의 분석이다.
도는 나머지 물량의 타지 유출을 막기 위해 민간투자를 유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 현지 어민은 “질 좋고 맛 좋은 김 원초를 수확하고도 가공할 공장이 없어 이를 눈 뜨고 타 시도로 보내고 있는 실정으로 새만금에 전북 김 자체 브랜드 개발을 위한 특화전진기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김 가공공장은 해수와 민물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입지 여건이 중요한데 새만금과 연계한 특화전략을 계획하고 있다”며 “올해 김 가공공장 착공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와 별도로 김 가공에 관심이 있는 민간사업자를 만나 투자를 설득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