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획정 언제까지 미룰텐가

국회가 7일 처리할 예정이던 시·도별 광역의회 의원정수와 선거구 획정이 무산됐다. 6·13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일(3월2일)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현장의 혼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매번 법정시한을 지키지 못하는 국회에 계속해서 선거구 획정을 맡겨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여야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시·도별 광역의회 의원정수와 선거구를 획정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하기로 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다음 임시회로 법안 처리를 미루었다. 쟁점은 광역의원의 정수 문제로 알려졌다. 여야가 인구수 증가에 따른 광역의원 증원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규모를 놓고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여야 간사들이 계속 협상을 진행한다고 하지만 서로의 입장만 고수하고, 법사위원회까지 파행을 겪고 있어 오는 20일 예정된 본회의 처리도 불투명하단다.

 

지방의회를 국회의 부속품 정도로 여기지 않고는 이런 늑장이 벌어질 수 없다. 지방의회 선거구 획정 법정시한은 선거 180일전, 즉 지난해 12월13일이었다. 법정시한을 둔 것은 선거 입지자들이 충분히 준비해서 유권자들의 올바른 선택을 받게 하기 위함이다. 그런데도 법정시한을 50여일이나 넘긴 지금까지 미룬다는 게 될 말인가.

 

이런 상황에서 광역의회 입지자들의 혼선은 불가피하다. 전북의 경우도 전주지역 광역의원 의석이 늘어날 지, 이 경우 전북 전체적으로 의원정수 확대로 할 지 아니면 군 단위 지역의 의석을 줄일지 정리해야 한다. 전주의 의석이 늘 경우 동별 경계를 새롭게 그어야 하고, 의원이 줄게 되는 군의 경우 출마 예정자의 입지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 등의 이해가 걸려 있다. 이런 기본적인 선거구 획정도 안 된 상태에서 올 지방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질 지, 제대로 된 후보를 선택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국회의원이나 기초의원과 달리 광역의회 의원정수와 선거구구역을 선거구획정위원회에 맡기지 않고 국회에 맡긴 것은 게리맨더링의 위험성이 적기 때문이다. 행정구역이나 국회의원 지역구별로 광역의원을 선출토록 공직선거법에 정하고 있기 때문에 국회의원의 이해로 좌우될 여지가 크지 않다고 본 것이다. 그럼에도 혹여 라도 득을 볼까 시도간 광역의원 정수를 놓고 샅바싸움을 하는 게 우리 정치권의 현주소다.

 

지방의회를 정치적 흥정거리로 삼으려 한다면 저항을 불러올 것이다. 이제라도 객관적 기준과 원칙 아래 신속한 처리가 이뤄지길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