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정도 1000년 맞아 전북 정수 1000리길 연다

아름답고 걷기좋은 44개 노선 선정 / 해안·강변·산들·호수 등 4개 테마 / 생태·문화·역사 결합 시너지 기대

▲ 송하진 지사가 작년 추석 연휴간 실시한 전북산하 200리길 따라걷기 행사 중 섬진강 코스를 걸으며 활짝 핀 코스모스를 바라보고 있다. 전북도 제공

전북의 길은 자연의 낙원이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들길이 있고 사람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숲길도 있다. 출렁거리며 흘러가는 강을 만끽할 수 있는 강길이 있고 잔잔함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호수길도 있다. 어부의 땀과 바다의 짠내가 느껴지는 바닷길도 펼쳐져 있다. 금사처럼 내리쬐는 햇볕에 이 길들이 어우러지면 어느덧 무릉도원이 펼쳐진다.

 

전북도가 최근 14개 시군 내 아름답고 걷기 좋은 44개 노선을 골라 ‘전북 1000리길’로 선정했다. 모두 405㎞에 이르며, 해안과 강변, 산들, 호수의 4개 테마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전라도 정도 1000년을 기념해 길을 생태관광과 연계한 인문학적 힐링관광 자원으로 육성하겠다는 의도다.

 

△전북 1000리길 코스…해안, 강변, 산들, 호수

 

해안길은 고군산군도 비경과 변산반도 절경, 새만금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군산 고군산 구불길, 김제 새만금 바람길, 부안 적벽강 노을길·해넘이 솔섬길·모항갯벌 체험길·쌍계재아홉구비길 등 6개 노선으로 이뤄졌다. 노선길이는 모두 55㎞다. 특히 적벽강 노을길은 후박나무 군락, 채석강, 적벽강 등의 생태·지질자원을 경유하는 구간으로 서해바다의 경관을 즐길 수 있다. 길을 따라가면 국가사적으로 지정된 수성당이 있다. 이곳은 어부들이 바다에 나가기 전 해신(海神)에게 풍랑으로부터 보호해달라고 기원하던 신당이다.

 

84㎞에 이르는 강변길은 금강, 섬진강 등의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길이다. 익산의 함라산 둘레길과 웅포곰개나루길, 무주 금강변 마실길 1·2코스, 순창 장군목길, 임실의 섬진강길 등 6개 노선이다. 핵심노선은 순창 장군목길(9㎞)로 요강바위, 치유의 숲 등 독특한 풍경을 지닌 자연자원이 존재하고 있다.

 

산들길은 산과 들의 경치를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길로 전주 한옥마을 둘레길, 정읍 정읍사 오솔길, 남원 지리산 둘레길, 완주 고종시 마실길, 장수 방화동 생태길, 고창 운곡 습지길 등 27개 노선 223㎞다. 총 17㎞에 이르는 고창운곡습지길이 핵심노선이다. 이 노선은 모두 864종의 생물과 멸종위기 생물의 서식지로 보전가치가 매우 높으며, 국가습지보호지역, 람사르습지, 지질명소로 지정됐다. 지난 2000년 유네스코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고창고인돌 유적이 근처에 있어 역사문화적으로도 가치가 높다.

 

호수길은 옥정호와 용담댐 등 호수를 조망하며 걸을 수 있는 길로 군산 구불4길, 임실 옥정호 마실길과 물안개길, 진안 용담댐 감동벼룻길, 정읍사 오솔길 2코스 등 5개 노선으로 이뤄져 있다. 모두 합해서 노선길이는 43㎞에 이른다. 핵심노선은 진안 용담댐 감동벼룻길(5㎞)이다. 이 노선은 용담호와 금강이 연출하는 경관이 우수하며, 특히 금강은 자라와 수달 등이 서식하는 청정환경을 자랑한다.

 

△전북 자존의 시대 걸맞는 생태문화역사자원

 

전북 1000리길은 새 길을 내는 것은 아니다. 그 동안 도내에 생태문화자원을 기반으로 조성된 길 중에서 걷기 좋고 잘 알려진 길을 중심으로 시군 추천과 전문가 자문을 거쳐 선정했다. 전라도 정도 1000년을 상징하는 길인만큼 생태, 문화, 역사가 결합해 스토리텔링이 가능하고 주변 관광자원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정토진 전북도 자연생태과장은 “전라도 정도 1000년을 기념해 전북 고유의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전북 자존의 시대에 걸맞는 생태문화역사자원을 관광자원으로 만들기 위해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도청 직원들이 직접 홍보 나서

▲ 전북도가 2018년 전라도 정도 천년을 기념해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전북 1000리길 활성화를 위해 ‘전북 1000리길 동호회’가 지난 9일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전북도 제공

전북 1000리길 홍보는 도청 직원들이 자진해서 나서고 있다. 전북도청 직원들은 지난 9일 ‘전북 1000리길 동호회’ 창립총회를 열고 활동을 시작했다.

 

1000리길 도청 동호회는 청원 70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창립총회를 계기로 직접 1000리길 현장을 다니며 길속에 숨어있는 스토리를 발굴해 정책에 반영시키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동호회는 오는 24일 전주 건지산길에서 첫 번째 걷기행사를 시작한다. 이들은 앞으로도 정기적인 걷기행사를 개최해 전국 1000리길 활성화를 위한 걷기 문화 조성과 탐방객 유치 등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승복 전북 1000리길 걷기 동호회 회장(환경녹지국장)은 “전북 1000리길의 걷기 붐 조성을 위해 도민들의 많은 관심과 동참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 송 지사가 말하는 1000리길 "자연 회귀본능·전북역사 정체성 담아"

송하진 지사는 1000리길 조성 배경을 생태자연으로의 회귀본능과 전북의 역사적 정체성으로 귀결지었다.

 

송 지사는 “전주 한옥마을의 성공에서도 알 수 있듯 현대화, 도시화가 진행될수록 아날로그적 감성, 깨끗한 생태자연으로의 회귀본능, 전통문화와 역사적 정체성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커질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며 “전북엔 이 모든 것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고 밝혔다.

 

특히 송 지사는 “이 소중한 자산들을 이용하기 쉽게 만들기 위한 약간의 가공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전북 곳곳에 흩어져 있던 구슬들을 꿰어서 가치가 있는 보물로 만들고 또 이 보물들의 아름다움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돕자는 게 천리길의 출발이다”고 설명했다.

 

송 지사는 “산업화 시대 변방적 요소였던 깨끗한 생태자연과 삶의 원형이 보존된 농경문화, 유서깊은 역사와 전통문화는 전북의 장점이자 강점이다”며 “전북 천리길로 생태, 역사, 문화의 새 지평을 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