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째 동네 책방 열풍이 거세다. 전주도 ‘잘 익은 언어들’, ‘책방 토닥’, ‘살림책방’, ‘유월의서점’, ‘북스포즈’, ‘책방 같이(:가치)’, ‘에이커’ 등 개성 다른 작은 서점이 골목을 점령하고 있다.
오는 24일 새로 문 여는 ‘L의 서재’는 직장인들에게 반가운 ‘심야 문학서점’이다. 전주 효자도서관 인근의 카페 ‘알마 마테르’ 안에 둥지를 튼 ‘L의 서재’는 시와 소설, 에세이만을 다룬다. 베스트셀러에 편승하기보다는 일반서점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책과 작가 소개 등에 집중한다.
책 읽는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운영자 ‘L’(이재규 씨)은 밤에만 서점에 나온다. 그는 오후 8시부터 11시까지 퇴근을 하고 밤늦게 책을 읽기 위해, 또는 퇴근 후 여유 시간을 인문학적으로 즐기기 위해 서재를 찾는 사람들에게 지금 읽으면 좋을 시집과 소설을 골라주고 책에 관한 소감을 나눈다.
낮에도 서점 문을 열고 책을 팔지만 자타공인 다독가로서 ‘북 큐레이터’를 자청한 ‘L’과 함께하는 책 이야기가 이 서점만의 특색이다.
‘L의 서재’는 오는 24일 오후 4시 30분 개점을 기념해 한국문학에서 개성적인 목소리로 유명한 배수아 작가를 초청한다. 그의 신작 단편 <뱀과 물> 을 작가가 낭독극으로 들려주는 특별한 시간이다. 배 작가는 창작과 번역 양쪽에서 열혈 팬을 가졌다. 한강의 <채식주의자> 를 번역한 데보라 스미스에 의해 그의 작품이 번역돼 미국에서 연달아 출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음료 포함 참가비(1만 원). 3월 23일은 김이듬 시인이 온다. 채식주의자> 뱀과>
지난해 6월 전주 금암동 전북대 병원 맞은편에 자리를 튼 ‘책방 놀지’가 매일 하는 것. 놀 궁리다.
‘놀지’는 책방과 지식을 뜻하는 단어인 Knowledge+지(知)의 합성어다. 전북대에서 문화인류학을 공부하는 5명이 의기투합해 마련한 동네책방이자, 커피가게이자, 아시아문화를 탐구하는 연구소다.
연구원들의 취향 덕분인지 주로 사회과학 서적을 판매하고, 직접 책을 읽고 느낀 소감과 설명을 함께 전시한다.
커피와 맥주, 와인 등을 즐기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이곳은 눈과 입, 귀가 함께 즐거운 공간이다. 손으로 넘겨보던 시를 귀로 읽어보는 ‘시 낭독회’와 내가 듣고 싶은 음악을 신청해 함께 듣는 ‘밤의 음감회’가 매달 열리는 대표 프로그램이다.
3월 7일 오후 7시 30분 열리는 ‘시 낭독회’에는 이희중 시인이 귀한 시간을 냈다. 지난해 15년 만에 세 번째 시집 <나는 나를 간질일 수 없다> (문학동네)를 낸 그가 신간에 수록된 시들을 육성으로 들려준다. 지난달에는 2018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자인 김헌수 씨 등 신춘문예 당선자들이 낭독자로 나서 호평을 받았다. 도서·음료 포함 참가비 1만 5000원. 나는>
3월 3일 오후 8시부터 열리는 ‘밤의 음감회’는 책방에서 나눠주는 엽서에 듣고 싶은 음악을 적어 내면 매니저가 틀어준다. 낯선 장소에서, 낯선 사람들과 나의 명곡 리스트를 공유할 수 있는 색다른 기회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