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 활동가 수년간 몹쓸짓

대학 강사 시절 성추행
“강제로 손잡고 성적 협박”
당시 학생들 폭로 잇따라
2년전 성폭력 사건 연루도

전북지역 인권단체 활동가가 대학 강사 시절 수년간 복수의 재학생을 성추행 및 성희롱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이번 ‘미투(metoo, 나도 당했다)’는 인권단체 관계자가 가해자로 지목돼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피해자 A씨는 지난 2일, 페이스북 익명 게시판 ‘전북대학교 대나무숲’을 통해 2013년 자신이 겪은 피해 내용을 올렸다. 그는 “2013년 1학기 인권 법인단체 대표 D 강사가 상대 2호관 벚꽃나무 길을 걸으면서 내 손을 잡았다”며 “강사는 연애하는 기분이 든다고 했다. 언제 본인의 워크숍에 함께 가자고 했는데, ‘방은 하나 잡고 내가 너 안아주면 되지’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불쾌함을 느낀 A씨는 수업에 나가지 않으며 강사의 연락을 무시했는데, 어느 날 ‘성적을 뭐 줬을 것 같냐’고 강사가 물었다고도 했다.

A씨는 본보 인터뷰에서 “그때는 기분이 엄청 나빴다”며 “시간이 지나며 잊으려 노력했는데, 해당 강사의 그릇된 행동으로 사회적 논란이 계속되면서 화가 났고,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미투의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A씨 글이 게시되자 추가 피해자도 잇달아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우월적 지위를 악용, 수년간 학생들을 만나며 부적절한 행동을 일삼은 정황이 나온다.

피해자 B씨는 “2014년 수업을 통해 알게 된 이 강사가 가끔 집 근처에서 산책을 빌미로 불러내 손을 잡았다”며 “영화관에서도 영화를 보는 내내 강제로 손을 잡았다. 또 그는 시험문제를 알려주기도 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피해자 C씨는 2015년의 일을 털어놨다. C씨는 “강의를 들으면 조별로 돌아가면서 저녁때 뒤풀이를 했는데 그 이후로 개인적으로 연락하기 시작했다”며 “하루는 시험 기간에 저녁을 사준다고 부르더니 차를 타고 교외까지 나갔다. 단둘이 멀리 나가는 게 당황스러워서 저녁만 먹고 들어가려는데 계속 학교 주변 산책을 하자고 했다. 교수님 말씀이라 거절도 못 하고 걷는데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냈고 단둘이 사진도 찍자고 했다”고 밝혔다.

D씨는 전북도청 인권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성추행 사건에 연루됐다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 사건으로 인권팀장을 그만두고, 인권 및 강사 활동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평화와 인권연대 관계자는 “D 씨는 2016년 성폭력 사건에 연루돼 당시 인권단체 소속 직위를 잃은 것으로 안다”면서 “대학가 미투에 추가 피해자가 없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4일 전북지역 15개 시민·사회단체와 일부 정당은 입장문을 내고 “전북도청 전 인권팀장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제자를 성추행 했음이 전북대 졸업생의 미투로 폭로됐다”면서 “진상조사 요구와 인권 관련 직책의 중단 요구 등을 통해 가해자들과 소속 단체, 관계 기관에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D 씨는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입장을 밝히기 곤란하다”고 답변했다. <남승현·김보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