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보디빌딩협회의 비리 혐의는 경찰수사에서 윤곽을 드러냈다. 지난해 9월 익산에서 열린 ‘제2회 전북도지사 배 보디빌딩/피트니스 대회’에서 특정 선수들이 입상을 대가로 상금을 대회 관계자에게 돌려줬다는 것이다. 대상의 경우 상금 500만원 중 450만원을, 부문별 1위의 경우 200만원 중 150만원을 회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전북보디빌딩협회 임원 2명과 브로커 겸 선수가 수사 선상에 올라 혐의 조사를 받고 있단다.
회수한 상금이 개인 호주머니를 채우기 위한 것인지, 협회 운영비 목적인지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공정해야 할 스포츠 대회가 상금을 미끼로 뒷거래가 이루어졌다는 사실 자체가 개탄스러운 일이다. 이번 사태로 협회는 물론, 보디빌딩 대회도 공신력을 잃을 수밖에 없게 됐다. 보디빌딩 관련 변변한 지역대회가 없는 실정에서 도지사배 대회가 보디빌딩 발전에 기대를 걸게 했으나 이번 사태가 송두리째 무너뜨린 셈이다.
스포츠의 생명은 무엇보다 정정당당함에 있다. 특히 기록경기가 아닌, 심판의 경기력 판정에 의한 종목의 경우 공정한 평가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보디빌딩 대회에서 9명의 심판원을 둔 것도 판정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취지일 것이다. 전북보디빌딩협회가 그런 가치와 기대를 저버렸다. 승부를 조작했다는 것은 대회 수상자를 미리 정해놓고 심판원들을 들러리 세웠다는 이야기다. 심판원들이 어느 정도 연루됐는지는 경찰 조사가 이뤄지면 드러날 것이다. 전북체육회 관계자가 심판위원장을 맡아 연루 의혹도 나온다. 심판위원장의 묵인 없이는 조직적인 승부조작이 이뤄질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서 한 점 의혹도 없이 밝혀야 할 것이다. 대회 승부 조작 외에 협회 내 업무추진비가 부정하게 지급됐다는 의혹도 파헤쳐야 한다. 또 전북보디빌딩협회는 이번 사태를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관련 임원의 제명 조치만으로 어물쩍 넘길 일이 아니다. 비상대책위원회라도 꾸려 협회를 일으켜 세워야 할 것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과 함께 피트니스 이용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실정에서 협회의 건강성 회복이 급선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