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페이퍼 폐지 교환사업] "폐지로 만든 종이 친환경"

10㎏에 단가 2000원
재활용 A4지 250장
교육 목적으로 활용
공공기관 동참 필요

▲ 지난 9일 전주시 팔복동 전주페이퍼 공장에서 한 시민이 재활용된 종이를 받기 위해 폐지를 수거함에 넣고 있다. 조현욱 수습기자

지난 9일 오후 전주시 팔복동 (주)전주페이퍼 전주공장. 기자가 신문지를 실은 승용차를 몰고 무게를 재는 대형 저울(계근대)로 올라갔다. 1440㎏. 무게를 알리며 ‘삑삑’ 소리가 들렸다. 차를 이동해 인근 폐지수거함에 차량안에 있던 신문지를 쏟아부은 뒤 다시 계근대로 이동해 무게를 쟀다. 1400㎏. ‘삑삑’ 소리에 직원은 “폐지의 무게는 40㎏”이라면서 공책 11권을 건넸다.

기자가 체험한 폐지 교환사업은 요즘은 사람들이 모르거나 귀찮아해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친환경적이고, 고물상보다 이득

전주페이퍼는 가정과 직장 등에서 나온 폐지를 공책과 종이로 무료 교환해 주는 사업을 하고 있다.

전주페이퍼는 수거된 폐지를 녹이고, 잉크를 빼낸 뒤 배합을 맞춰 종이로 탄생시킨다. 재활용된 종이는 대부분 다시 판매되며, 일부는 회사 내부에서 자체 사용하거나 복사지나 노트를 만들어 폐지를 가져오는 이들에게 나눠준다.

폐지로 만든 종이는 원목을 가공해 만든 새 종이보다 재질은 떨어지지만, 벌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라는 게 전주페이퍼 관계자의 말이다.

기자가 직접 신문지 40㎏을 직접 교환해보니 고물상에 파는 것보다 더 경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주페이퍼는 폐지 10㎏ 당 재활용 용지로 만든 A4용지 250장(단가 2000원), 3.3㎏ 당 공책 1권(단가 500원)을 바꿔준다. 전주 시내 고물상에서는 폐지 10㎏을 주면 800원~1100원을 준다고 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이모 씨(58)는 “사무실에서 쓴 폐지 1년 치를 모아왔다”며 “재활용 복사용지의 재질이 썩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부담없이 쓸 수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폐지 교환 감소, 어디로 사라져?

전주페이퍼의 폐지 교환사업은 30여 년 됐지만 폐지 교환물량은 감소 추세다. 연도별로는 지난 2015년 864톤, 2016년 867톤, 2017년 749톤 등이다. 폐지 줍는 노인이 늘면서 대다수 가정에서 버리는 폐지 가운데 상당수는 폐지 줍는 노인이 고물상에 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이 사업을 학교에서 교육 목적으로 활용하거나, 소외계층에 지정 기탁하는 등 사회공헌 및 친환경적 가치로 봐야한다고 조언했다. 여기에 폐지 배출이 많은 공공기관의 동참도 요구된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이정현 사무처장은 “과거 종이가 귀하던 시절 폐지를 많이 교환해 재활용했지만, 요즘은 종이를 그냥 버리는 경향이 강하다”며 “공공기관은 보안문서를 다뤄 쉽진 않겠지만 예산 절감과 친환경적 관점에서 폐지 재활용을 접근할 필요성은 있다”고 강조했다.

전주페이퍼 서길섭 과장은 “각 가정에서도 적어도 1년에 한 차례씩은 폐지를 모아 새 종이로 교환하길 권장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