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은 88년 서울 올림픽에 이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평화적 축제였을 뿐만 아니라, 한국에게는 메달 숫자 못지 않게, 다양한 종목에서 젊은 선수들이 두각을 드러내어, 앞으로 동계 스포츠의 다양화 가능성을 열어 주었다.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평창 올림픽이 기술혁신과 리더십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는 사실이다. 평창올림픽은 지역 발전정책에 귀중한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우선, 과학 기술과 선진 노하우에 기초한 훈련 방식이 메달 가능성을 높여 주었다는 사실이다. 한국은 피켜 스케이팅에서 캐나다 등에서 기술을 받아들여 이번에도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최초 출전한 남녀 하키,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도 새로운 방식이 도입되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 일본은 과학적 스포츠 측면에서 우리보다 높은 수준에 있지만, 선진 기술 도입에 적극적이다. 남자 피겨 하뉴 선수는 2012년부터 국제적으로 저명한 코치를 초청 훈련하여 금메달을 획득하였고, 스피드 스케이팅의 고다이라 선수는 네덜란드 유학으로 실력을 향상시켜 메달 획득에 성공하였다.
기념비적인 사실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세대 통신 기술을 성공적으로 실증하였다는 점이다. 5세대 통신 서비스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선수 개개인의 움직임을 고화질로 관람할 수 있게 해주고, 경기의 입체감과 현실감을 극대화시켜 주었다. 경기장 밖에서는 이전 세대 기술과는 질적으로 다른 5G 네트워크가 실증되었다. 5G 기술은 아니지만, 인텔이 드론과 GPS 무선통신을 이용하여 개막식과 폐막식을 훌륭하게 장식한 것도 우리에게 생생하게 남아 있다.
필자는 전북도가 평창올림픽의 성공 배후에 있는 기술혁신에 주목하기를 제안한다. 4차 산업혁명의 성공적인 도입 여부가 전북도 지역발전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외에서 관심을 끌었던 ‘평창 의야지 5G빌리지’ 개념은 전북지역 맞춤형으로 응용하여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 곳에서는 5G 베이스로 증강현실(AR)을 통한 로컬 푸드 쇼핑이 가능하였고, 가상현실(VR)을 이용하여 인근 관광지를 소개하는 것도 가능하였다. 또한 실시간으로 드론 영상을 송수신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평창 kt 5G빌리지는 올림픽 기간 동안 많은 외국 기업인이 방문한 장소이기도 하다.
5G 기술은 지난 1월에 열린 미국 CES, 2월에 열린 스페인 MWC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는데, 2020년 전후 상용화를 목표로 국제 기업들이 선점 경쟁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전북도가 평창 올림픽에서 성공한 5G 서비스를 승계 선점해 나간다면, 국제적으로 주목 받을 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의 지역 확산, 5G ICT 지역이라는 브랜드의 형성, 나아가 2023년 잼보리 대회를 향한 큰 이정표를 만드는 셈이 된다.
구체적으로 제안하면, 전주시 한옥마을에 5G 스튜디오 형태로 AR, VR, 게임 등이 가능한 상당한 규모의 공간을 마련하자. 여기에서 다양한 지역 네트워크 운용을 시험하고, 지역의 농산업을 체험하고 쇼핑할 수 있도록 하며, 다양한 관광문화 자원도 체험토록 한다. 전북도가 재정 투자를 선행하면서 kt 등 민간기업을 유치하고, 대학은 인재를 공급하는 등 민관이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과학정보통신부가 제공하는 재정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전북도가 평창올림픽이 주는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큰 구상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