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에서 카페 창업이 꾸준히 늘면서 동종업계 출혈경쟁이 심각해지고 있다.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카페 수에 반해 가정에서 커피를 직접 만들어 마시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하루 종일 손님 한 명도 받지 못하는 가게도 속출하고 있다.
카페의 수익성과 생존율은 타 업종 대비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신규 창업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난립하는 카페창업은 그만큼 지역시장의 소자본 창업아이템이 부실하다는 반증이라고 보고 있다.
28일 도내 각 지자체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3월 기준 전북지역에서 영업 중인 카페는 5000여 곳 이상으로 추산된다.
도내에서 지난해 말과 비교할 때 카페 점포수가 줄어든 지역은 한 곳도 없다는 게 지자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반면 장기적인 영업을 이어가는 업소는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조사 결과 ‘2년 미만’ 업체가 전체 카페의 41.1%로 다수를 차지하고, ‘5년 이상’ 업체는 29.8%에 불과하다.
전북은 전주를 중심으로 카페점포가 난립하고 있다. 유동인구가 밀집하는 서부신시가지, 대학로는 물론 주택가 골목에서도 10m 이내에 카페가 마주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 건물에 카페 점포가 2개 이상 있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공인중개사 A씨(전주시 효자동)는 “같은 건물에 카페가 2곳 이상 있는 경우는 보통 다른 층에 각각 임대한 형태가 대부분이지만, 같은 층에 카페가 입점해 서로 경쟁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전했다.
전북대학교 대학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B씨는 얼마 전 자신의 매장 바로 정면에 프랜차이즈 카페가 들어서 걱정이 늘었다고 토로했다.
그는“인근에 가뜩이나 카페가 많은 데 최근 대형카페가 또 생겨 매출이 크게 줄고 있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진흥공단이 상권정보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동일 업종 밀집도가 높을수록 폐업률도 그만큼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012년 모범거래 기준안을 통해 동일 업종 가맹점의 일정 거리 출점을 금지했으나, 2014년 관련 법안이 백지화되면서 이러한 상황을 부추겼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전주시 중화산동에서 7년 간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C씨는 “카페 창업은 큰돈을 벌기는 어렵지만, 창업이 편하고 깔끔해 보이기 때문에 사업초보들에게 인기가 좋다”며“특히 자신의 공간을 꾸미고 싶어 하는 젊은 세대의 카페 창업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시 효자동에서 건물임대업을 하는 D씨는 “내가 운영하는 같은 건물에서 카페 간판만 교체된 경우가 최근 5년 간 3번이나 된다” 며 “카페 포화상태 우려 속에서도 신중한 검토 없이 카페창업을 하는 퇴직자나 청년들이 많아 자영업자 폐업 예방 및 상가 효용 극대화 차원에서 상권·업종분석의 전문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