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은 인간에 대한 학문이며 인간에 대한 이해를 본질로 한다. 문학관은 이러한 문학의 본질을 바탕으로 해서 이루어진 공간이므로 인문학적 가치를 발현하고 바람직한 사회를 만드는데 그 의미를 찾아야 한다. 또한, 문학의 영역을 확장하고 계승하여 많은 사람이 정서적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문학관이라는 명칭으로 사용하는 공간은 그 이름 외에 ‘문학의 집’, ‘문학촌’, ‘문학마을’, ‘문학공원’, ‘기념관’ 등으로 지칭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는 것은 특정작가나 지역 작가를 이러한 문학공간에 전시대 또는 동시대에 향유했던 가치 있는 문화적 감각들을 구현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므로 문학관은 단순한 기념공간이 아닌 작가의 정신세계를 문학적으로 재조명한 탐구의 세계이다. 문학관은 작가나 작품이 속해 있던 시대상이나 시대정신을 중요시해야 하며 그들이 공유했던 공간적 의미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수행되었을 때, 이용자들은 당시 문학의 통시성과 공시성은 물론 작가나 작품이 지닌 문화적 가치를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이러한 인문학적 가치를 인지한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문학관을 통해 지역의 문화적 위상을 제고하고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우리 전북에도 전북문학관(전주), 김환태문학관(무주), 채만식문학관(군산), 미당시문학관(고창), 아리랑문학관(김제), 혼불문학관(남원), 최명희문학관(전주) 가람문학관(익산), 석정문학관(부안) 등이 건립되어 예향의 면모를 부족함 없이 보여주고 있다. 장르로 보면 시(시조), 소설, 평론 등 한국문학을 대표할 수 있는 기라성 같은 문인들이 전북이라는 땅을 자양분으로 삼아 문학을 부흥시켰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문학관은 한 지역의 인문학적 자산을 홍보하고 주민들에게 자부심을 갖게 한다. 그러므로 문학관을 설립한 지자체에서는 문학관이 있다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말고 문학관으로 인하여 지역의 인문학적 가치를 선양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문학관 길잡이의 가장 핵심적인 역할은 문학기록을 수집하여 보존하고 관리하는 일이다. 그러나 문학관이 수집한 문학기록은 보존하는데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작가와 문학작품의 연구, 문학을 향유하는 사람들을 위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활용되어야 한다. 과거의 문학관은 소장하고 있는 문학기록 및 작가의 유품을 전시하여 관람객에게 보여주는 박물관 기능의 역할에 만족하였다. 하지만 오늘의 문학관은 관람객 참여를 배제한 이러한 보여주기식의 기능에서 과감하게 벗어나야 한다. 문학관은 소통의 공간으로, 교육의 공간으로 활성화하는 관계망으로 설정되어야 한다. 전문가와 연구자들을 위한 자료의 열람, 학술세미나, 지역 주민들을 위한 문예교실의 운영, 각종 문학 강연 및 시낭송회, 작품내용 재현과 체험을 위한 세미나실 및 공연시설의 제공을 통해 문학과 관련된 활동을 지원해야 한다.
이렇듯 문화적 영역을 수행하면서 소통의 문이 열려 있는 문학관은 미래 지향적인 문학관으로 발전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 초기 문학관 성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작가의 작품을 보존하기 위한 ‘기념형’ 문학관으로 머물러 있는 곳은 문학의 의미를 재생산하지 못하고 사회적 가치탐구에도 한계가 있어 답보상태에 머물고 말 것이다. 이제 문학관은 정체의 공간에서 생동의 공간으로 바뀌어야 한다.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그들과 웃고 숨 쉬며 얻음과 깨달음을 주는 문학관으로 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