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소멸 위기, 지역 브랜드로 소생

▲ 이종환 무주군 부군수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7 한국 사회지표에 따르면, 급기야 고령인구(65세 이상)가 유소년인구(0~14세)를 초월하고 생산가능인구(15세~64세)는 감소했다. 이미 예견된 현실임에도 새삼 경각심을 갖게 되는 것은 인구와 관련된 각종 통계와 추이에 비추어 인구감소, 특히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경제활동인구의 감소가 사회·경제적으로 미칠 여러 가지 악영향을 염려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을 두고 인구절벽, 지방소멸이라는 극단적인 표현으로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특히 중소도시나 농어촌지역의 경우, 급격한 인구감소는 곧 지역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어 그 심각성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그러나 단기간에 개선될 수 없는 현상에 대한 불안감, 조급함 때문에 자칫 자신감과 자존감이 상실되고, 결국 정체성마저 잃게 될 수도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인구수와 지역경쟁력의 상관관계는 인정된다 하더라도 지방자치단체의 운명을 가르는 절대적인 척도는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이러한 인구 구조적인 문제로 야기되는 위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지역의 경쟁력은 물론, 정체성과 자존감까지 살릴 수 있는 지역 브랜드 가치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국내 어느 지역, 세계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그 곳만의 고유 특성과 매력을 살린 명물 하나쯤은 갖고 있다. 인지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 곳만의 특별한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는 그 지역을 이끄는 큰 동력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지역 브랜드가 관광분야를 비롯해 다른 산업까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면 ‘브랜드’의 위용을 실감하게 된다. 잘 키운 브랜드가 일반적인 셈법으로 가늠하기 어려운 파급효과와 부가가치가 있다는 것은 주위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무주군의 경우, 청정 이미지를 부각시킨 반딧불이와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는 국기 태권도를 소재로 브랜드 인지도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태권도 문화콘텐츠화라는 국정과제를 이끌어 냈으며, 대한민국 대표 환경축제라 할 수 있는 무주반딧불축제는 2018 문화관광 대표축제로 선정되면서 지역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서로 상충하지 않으면서 연계가 가능한 이 두 브랜드는 지역경쟁력은 물론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소재들이며,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 있는 것임을 입증했다. 앞으로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여건만 조성해 준다면 세계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을 것이다. 도내에도 그 지역의 자연환경, 문화, 특산물 등을 소재로 하여 꾸준히 가꿔 성장한 브랜드가 많이 있다. 이는 전라북도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미래발전 성장 동력의 근간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아직 잠재된 유무형의 자산이 무궁무진하다. 지역 고유의 문화와 정체성을 살리면서,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지역 브랜드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은 모든 지방자치단체의 과제이다. 또한 지방소멸의 위기 속에서, 취약한 지방도시나 농촌지역의 성장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희망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