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공의료대학 빈껍데기 돼선 안된다

서남대 폐교로 시민들이 낙심해 있는 남원에 국내 최초의 국립공공의료대학(원)을 설립하는 방안이 확정 발표됐다. 보건복지부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가 지난 11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은 올 하반기에 국립공공의료대학(원) 설립 법률을 마련, 내년부터 대학 건립 사업에 들어간다. 개교 시점은 2022~2023년 쯤이다. 국립공공의료대학(원)은 국가 및 지역거점 공공의료기관과 지역의 필수의료 수행기관, 역학조사 분야 등에서 근무할 전문인력을 양성하게 된다.

 

정부·여당의 이번 발표는 서남대 폐교 사태로 지역경제가 크게 위축된 남원지역사회에 단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남대 폐교에 따른 시민들의 상실감과 경제 공백을 일정부분 메울 수 있고, 나아가 의료 낙후지역인 전북 동부권과 전남, 경남 등 지리산권역 주민들이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전북도와 남원시도 이번 정부·여당의 결정에 대해 즉각 환영하며 국립공공의료대학 설립 계획에 따른 후속 절차를 속도감 있게 진행해 지역경제와 공공의료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정부·여당 계획은 남원지역에 대한 실질적 투자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게 한다.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서울에서 진행 중인 국립중앙의료원 현대화 사업에 맞춰 국립공공의료대학(원)을 설립한다. 국립중앙의료원과 연계된 의료인력 양성 계획이다. 2년간의 의예과 교육은 남원에서 진행하고, 실제 병원과 연계된 4년간의 실습교육 등은 서울 병원에서 진행하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남원의 대학은 30%짜리, 그야말로 소규모 의대로 전락한다. 국내 최초의 국립공공의료대학 남원 설립 계획은 겉만 요란할 뿐 실제 알맹이는 보잘 것 없이 되는 셈이다.

 

그동안 전북도와 정치권은 남원의료원과 연계된 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번 계획대로라면 남원의 공공의대는 빈껍데기가 될 수 있다. 공공의대 설립을 위해 일한 그들의 성과는 크게 깎이고 만다. 보건복지부는 국립중앙의료원 중심으로 생각하겠지만, 지역의 이해가 걸린 사업에서는 지역을 중심에 둬야 마땅하다. 기왕의 지역 상생 카드라면 남원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현실적 계획을 덧붙여야 한다. 전북도는 공공의료대학 유치가 빈껍데기라는 지적이 없도록 후속 논의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