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사우나 화재는 심야 시간대 대규모 시설에서 발생해 자칫 많은 인명 피해로 연결될 수 있었다. 지하 1층 보일러실에서 난 불이 유독가스와 함께 삽시간에 1층 여탕과 2~3층 찜질방, 4층 남탕, 5~6층 헬스클럽으로 연기가 번졌기 때문이다. 이런 위급한 상황에서 건물에 있던 50여명이 옥상 등으로 긴급히 대피하면서 연기를 마시는 정도의 경미한 부상자만 있었다니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
대형 사우나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에도 불구하고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있었던 것은 스프링클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초동 대처가 잘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발화 지점인 지하 공간에 90여개의 간이 스프링클러가 화재를 감지하고 물을 분사해 불길이 번지는 것을 늦췄단다.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거나 작동되지 않아 삽시간에 건물 전체로 불이 옮아 붙어 대형 참사를 일으켰던 상황을 제천·밀양 화재 때와 달랐던 점이다.
피난 유도등이 켜져 있고, 비상구를 막은 장애물이 없어 대피를 용이하게 했다. 화재 경보 사이렌이 울렸고, 직원들의 안내로 손님들이 화재 초기에 옥상과 창문 등으로 긴급히 대피한 것도 피해를 줄인 요인이 됐다. 찜질방 직원들은 화재발생 신고와 함께 화재경보기와 방송을 통해 손님들에게 불이 난 사실을 알리고, 손님들을 끝까지 챙겨 대피시킨 점도 높이 살만 하다.
그러나 이번 화재 역시 작은 방심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안전 불감증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사우나 직원이 보일러실에서 누수 배관을 용접하는 작업을 하다가 자리를 비운 사이 불이 났다는 게 소방당국의 설명이다. 소방 관련 시설이 제대로 작동하고, 초동 대응이 잘 이루어졌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어쩔 뻔 했을지 아찔하다.
다중이용시설에서 안전수칙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번 전주 사우나 화재사고가 그대로 보여줬다. 대형 스포츠시설과 찜질방 등 다중이용시설 중 안전에 무방비로 노출된 곳이 여전히 남아 있다. 도내 시군이 지난 2월 1000㎡ 이상 대형목욕업소 한 결과에서도 불법 증축과 경보 설비 불량이 드러났다.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