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머리에 이고 - 전근표

▲ 전근표
세상이 어두우면

 

하늘은 해와 달과 별들을

 

가득히 이끌고 오지

 

더 어두워 봐

 

별들은 더욱 초롱초롱 빛나지

 

하늘이 제대로 머리 위에 뜨면

 

지상은 비로소 길이 열리고

 

숲들은 일렁이기 시작하며

 

호수들도 수면 위를

 

아름다운 음표로 반짝거리지

 

사람 산다는 게 별거야

 

시시때때로 번져오는

 

하늘의 말씀을 귀담아 듣고

 

지상에 사무치며 흐르는

 

바람결에 몸을 맡기는 거야

 

세상이 어두울수록 우리들 눈빛을

 

더욱 반짝거리는 거야

 

△전근표 시인은 2008년 한국시로 등단해 한국시문학대상 등을 수상했다. 한국문인협회 진안지부 6대 회장을 역임했다. 시집 <사랑합니다! 아버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