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도민들 반응] "남북 정상 손 맞잡고 군사분계선 넘을 때 눈물 쏟아져"

역대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던 화창한 날, 도민들은 학교, 직장, 거리에서 그 역사적인 순간을 지켜봤다. 모두는 국민을 대신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난 문재인 대통령과 한마음을 느꼈다. 고조된 전쟁 분위기 속에서 이제서야 환희와 희망을 품은 도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강사 문한솔 씨 “하루종일 설레는 날”

△ 평화통일 교육센터 강사 문한솔 씨(23)

아침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는 문한솔 씨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함께 손을 맞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갈 때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문 씨는 올해 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발표한 신년사를 대학생들과 함께 분석하는 스터디도 운영했었다.

지금 되돌아보니 그 말대로 제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평화통일 교육센터 강사이기도 한 문 씨는 “학교에서 평화통일에 대해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하는데 이제는 강의 교안도 모두 바꿔야겠다”며 웃었다.

회사원 이민재 씨 “종전 선언이 큰 결실”

△ 회사원 이민재 씨(34)

직장인 이민재 씨(34)는 “2000년 중학생일 때 김대중-김정일 정상회담을 봤다”며 “당시 국어 시간이었는데, 선생님이 ‘공부보다 중요하다’며 생중계를 보여준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때의 감동을 다시 느꼈다는 이 씨는 “이번 회담에서 결실을 본 종전 선언은 남북이 평화로 가는 중요한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주부 정혜영 씨 “이렇게 쉬운 걸 뭉클”

△ 주부 정혜영 씨(48)

주부 정혜영 씨(48)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 손을 잡고 함께 직접 북한 땅을 밟았다가 다시 돌아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면서 “북한 땅을 밟는 게 ‘저렇게 쉬운 거였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두 아들을 둔 정 씨는 “아이들이 통일에 관심이 없는데, 이를 계기로 통일의 중요성을 깨달았으면 한다”고 했다.

‘붕어빵 아저씨’ 김남수 씨 “북 어린이 돕고 싶어”

△ ‘붕어빵 아저씨’ 김남수 씨(62)

익산에서 붕어빵을 팔고 난 수익을 꾸준히 기부해 온 김남수 씨(62)는 “남북 정상회담을 지켜보면서 조만간 북한과 교류가 진행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가장 먼저 어렵게 사는 북한 어린이를 돕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오전 익산시청에 100만 원을 기부한 그는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며 기부에 나섰다”고 밝혔다.

슈퍼마켓 운영 박병수 씨 “좋은 일만 가득하길”

△ 슈퍼마켓 운영 박병수 씨(63)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박병수 씨(63)는 지난 27일 하루종일 점포 안에서 텔레비전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여느 시민들처럼 박 씨도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으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손을 맞잡는 그 순간을 꼽았다.

박 씨는 “손을 맞잡고 환하게 웃는 두 정상의 모습을 보니 눈물이 다 나더라”며 “그동안에는 남북통일이나 평화에 대해서 잘 느끼지 못하고 살았는데,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보니 마음속에서는 기대가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텔레비전을 보다 갑자기 눈물이 쏟아져 난처했다는 박 씨는 “앞으로는 남북, 한 민족 사이에 좋은 일들만 가득했으면 좋겠다”며 “예전처럼 잘못된 결정을 내리고,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남승현·천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