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한지의 확장성은 무한합니다. 전주한지는 최고의 감성가치를 담을 수 있는 최상의 상품이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만, 전주한지를 더욱 발전시키고 제대로 보존하기 위해서는 한지장인들의 잠재력을 키울 수 있는 산업화 역량이 집중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주한지가 최근 열린 남북정상회담장의 벽지와 창호지로 쓰이면서 화제로 떠올랐다. 청와대가 한지납품업체 ‘자명기업’을 통해 제공받은 인테리어용 전주한지는 고감한지&페이퍼(대표 백철희. 이하 고감한지) 제품으로 전통수제방식으로 제작된 순수 전주한지로 알려지면서 부터다.
정상회담장에 쓰인 전주한지를 공급한 백철희 대표는“우리가 만든 전주한지가 역사적인 순간에 함께할 수 있어 자랑스러웠다”며“이제 전주한지가 다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회담장 창호지는 한지 한 장을 건조해 만든 ‘1합’으로, 벽면은 두 장을 함께 건조한 ‘2합’전주한지로 장식한 것이다.
고감한지가 생산한 전주한지는 닥나무 100%를 원료로 전통수제방식으로 제작됐다. 고감한지가 만든 전주한지는 전통방식을 추구하면서도 실험성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백철희 대표는“활용에 있어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전통계승도 물론 중요하지만, 현대인들에게 전주한지가 널리 쓰일 방법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이를 만드는 과정도 중요하다. 한지는 다른 나라 종이와는 달리 섬유의 조직 방향이 서로 90도로 교차하도록 흔들어가면서 떠 따로 결이 없어 매우 질기다.
백 대표는 “전주한지로 실내를 꾸미면 화학 본드와 같은 유독성 물질을 쓸 일이 전혀 없을 것”이라며“소재자체의 탈취기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습기조절과 통기성도 좋다”고 자부했다.
그러나 전주한지는 그간 격에 맞는 대우를 받지 못했다. 지원 또한 문화사업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정부차원의 시제품 제작과 R&D지원자금 등을 도움 받는 다른 업종에 비해 미비하다는 지적이다.
백 대표를 비롯한 한지 전문가들은 전주한지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실효성 있는 지원 대책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백철희 대표는 “최대의 홍보효과와 지원을 위해서는 우선 한지산업지원센터의 독립성 제고가 필요하다”며“전주한지의 세계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실제 우리 국민부터 한지를 널리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