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를 앞두고 걱정되는 것이 ‘바람 선거’다. 근래 각종 여론조사 결과 전북에서 민주당의 지지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묻지마 투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민주당 후보가 곧 당선이라는 등식으로 여겨 많은 입지자들이 당내 경선에 사활을 걸었던 게 그 반증이다.
그동안 전북의 지방선거는 특정 정당의 독주로 유권자의 선택권이 사실상 제한적이었다. 그나마 직전 지방선거에서는 특정 정당 독주에 대한 유권자들의 견제 심리 발동으로 무소속 단체장을 대거 배출하기는 했다. 그러나 올 지방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높은 지지도 속에 다시 정당 선호도 투표로 회귀할 개연성이 높게 점쳐진다.
정당정치에서 정당의 잘잘못을 표로 심판하는 게 선거라고는 하지만, 지방선거는 달라야 한다고 본다. 지방선거는 지역의 미래를 선택하는 일이다. 우리 지역의 발전과 지역 주민들의 삶을 책임지는 지도자를 선택하는 게 지방선거다. 향후 지방분권의 대폭 강화가 예고된 상황을 고려할 때 지역을 책임지는 지도자의 자질과 능력은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정당이 내세우는 후보가 아닌, 지역이 필요로 한 인물을 지도자로 뽑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지역발전의 의제가 실종된 것 또한 이번 지방선거가 안고 있는 맹점이다. 물론 이번 지방선거 때만의 문제는 아니다. 역대 지방선거가 매번 중앙정치에 함몰되면서 지역의제를 제대로 설정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더욱이 올 지방선거의 경우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 개최가 예정되어 있어 지역문제가 더 뒷전으로 밀려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지방선거는 지역의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가다듬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전북도와 각 자치단체, 교육 분야의 현안들이 얼마나 많은가. 지방선거라는 무대에 이런 현안들을 올려놓고 허심탄회하게 해법을 찾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특정 정당의 바람에 의존한 채 그저 인기 영합적 정책으로 표만 구하는 후보인지, 지역발전과 지역민의 삶을 진정으로 걱정하고 과거의 적폐를 바꾸려는 후보인지 유권자들이 현명하게 가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