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도보다리' 한지문화축제장에 등장

전주한지 우수성 홍보…주최 측, 존치 여부 논의도

▲ 전주한지문화축제가 열리고 있는 7일 한국전통문화전당 입구에 재현된 남북정상회담 도보 다리 위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조현욱 기자

“어머! 저거 도보다리 아니야?”

7일 정오 전주시 경원동 한국전통문화전당 전주한지문화축제 현장. 사람들이 중앙에 설치된 무대가 아닌, 입구에 설치된 다리 앞에 몰려 있었다. 길이 20m, 폭 1m가량의 파란색 나무 다리에 있는 이들은 대부분 휴대전화로 셀카를 찍기 바빴다. 자녀와 함께 찾은 김모 씨(32·여)는 “남북정상회담에서 나타난 도보다리의 모습이 재현돼 재미있다”고 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도보다리가 왜 한지문화축제 현장에 나타난 것일까. 지난달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판문점 평화의집이 전주한지로 장식됐기 때문이다.

주최 측은 창호와 벽면에 사용된 전주 한지를 기념하기 위해 한지문화축제 현장에 도보다리 조형물을 설치했고, 전주한지의 우수성을 함께 홍보하고 있다.

도보다리 조형물 위에는 평화의 수양버들이 걸려 있다. 전주 한지를 꼬아서 만든 끈에 한지로 만든 수양버들 꽃 수백 개가 매달렸다. 바로 옆에는 ‘남북 정상회담을 꾸민 전주한지’ ‘평화의 상징 도보다리에서 인증샷’이라는 현수막과 함께 도보다리를 건너는 두 정상과 전주한지로 만든 창호 사진이 걸려 있다.

사진을 찍던 한 시민은 “남북정상이 만나는 역사적인 모습이 떠오른다”며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다가오는 북미 정상회담 장소가 판문점이 유력하다는 소식이 있다”며 “트럼프 김정은이 도보다리에서 만난다면 어떤 대화를 나눌지 관심이다”고 했다.

박종철 집행위원장 겸 총감독은 도보다리 조형물은 세대마다 느끼는 감성이 다르다고 말한다. 그는 “축제 보름을 앞두고 남북 정상회담을 보며, 도보다리에 감명을 받았다”며 “축제장을 찾는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저마다 조형물을 보면서 실제 도보다리의 모습을 떠올린다”고 말했다.

축제가 끝나면 전당 측과 상의해 조형물의 존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박 감독은 “북한에도 한지의 생산 근거지와 활동가가 존재할 것”이라며 “‘도보다리’에 담긴 평화 통일 염원처럼 전주한지와 북한한지가 맥을 잇는 민간 교류도 선제적으로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