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광주지검이 전남 나주 혁신도시 소재 한전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지난달 전기 공사 업자로부터 수천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한전 전북본부 간부가 뇌물을 본사 임원급 간부 등 다수에게 전달했을 것이란 정황이 드러난 모양이다. 한전 간부에게 뇌물을 준 사실이 드러나 이미 구속된 2명의 전기공사업자 등에 대한 심문 등 수사가 진행되면서 한전 본사까지 압수수색이 이뤄졌으니, 공기업 한전으로선 치욕이다.
한전은 배전공사, 태양광사업 등 이권과 관련된 일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공사와 관련된 비리를 경계하고, 자체 감사 기능도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한전의 감사기능은 느슨했고, 구멍이 뻥뻥 뚫려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최근 구속된 간부는 배전공사 예산을 추가로 배정해 주겠다며 업체로부터 수천만원의 뇌물을 받았고, 지난해 구속된 간부는 최근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벌금 3000만원·추징금 27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 간부는 수백만 원씩의 뇌물을 16회에 걸쳐 2년간 수수하다 덜미가 잡혔다.
지난해 광주경찰청에 비리가 적발된 한전 간부들은 태양광발전소 관련 사업 정보를 태양광 업자들에게 제공한 뒤 발전기를 저가에 분양받았다. 이런 일들은 비일비재했다. 감사원이 지난 2월 밝힌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점검’ 결과에 따르면 한전 직원 51명·지자체 공무원 21명이 금품수수와 부당업무처리 등 비위를 저질렀다. 공무원과 공기업 임직원은 청렴이 생명이다. 청렴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직장을 잃고, 철창 신세를 져야 한다. 가족과 주변 지인들의 얼굴은 어찌 볼 것인가.
이번 검찰의 압수수색은 한전이 나주 혁신도시에 둥지를 튼 후 벌어진 초유의 사건이다. 그 출발점이 한전 전북본부인 것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한전 전북본부가 뇌물 비리의 온상이 된 양상이다. 전북 이미지도 먹칠됐다. 한전 전북본부는 자체 감사 등 고강도 점검을 통해 비리의 싹을 뿌리째 뽑아내고, 청렴교육을 강화해 이런 수치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