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발암물질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이 물질이 인체에 노출되면 폐암이나 후두암, 악성 중피종암, 난소암을 일으킨다고 밝혔다. 이 물질은 바로 ‘석면’이다.
우리나라는 1997년부터 청석면과 갈석면의 사용을 금지했으며, 2007년부터 석면시멘트 제품 및 자동차용 석면 마찰제의 제조, 수입, 사용을 금지했다. 2008년부터는 제품 중량의 0.1%를 초과해 석면이 함유된 제품의 제조, 수입, 양도, 제공, 사용을 금지했고, 2009년부터는 모든 형태의 석면 취급을 전면 금지했다.
하지만 여전히 석면에 대한 불안은 곳곳에 남아있다. 그중 한 곳이 바로 학교다. 학생들이 가장 안전하게 지내야 할 공간이 바로 학교지만, 여전히 도내에는 석면 불안에 떨고 있는 학교가 많다.
실제로 지난 4월 3일 전주시내 한 초등학교에서 학교 천장 마감재(텍스)에 금이 가는 사고가 발생했다.쉬는 시간 아이들이 공놀이를 하다 천장에 금이 간 것. 문제는 이 천장 텍스가 바로 석면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다행히 텍스가 떨어지거나 가루가 날리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여전히 많은 학교가 석면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학교들이 노후화되며 석면 텍스로 된 천장에 구멍이 뚫리거나 금이 가는 경우가 심심찮게 벌어진다.
해당 학교는 교육지원청에 보고 후 금이 간 천장 텍스를 투명테이프로 막아 놓은 상태다. 당장 교체하려면 학생들의 등교를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학교 관계자는 “해당 조치가 가장 최선의 조치이며, 학생들에게는 건들지 말라며 지도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해당 학교는 지난 겨울방학에 석면 해체를 하려했지만, 학교의 상황과 도 교육청 예산 문제 등으로 이번 여름방학으로 작업이 미뤄졌다.
8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올 여름방학 기간 총 126개 학교에 대해 석면 해체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겨울방학에는 137개 학교를 대상으로 진행했고, 앞으로도 단계적으로 석면 해체를 진행할 방침이다.
현재 전북 도내 학교 수 대비 49.1%의 학교가 석면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석면 해체 공사를 미뤄서는 안 되며, 하루빨리 아이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석면 문제에 대해 전반적인 점검과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도내 교육 관련 단체 관계자는 “아이들 학교 천장에 있는 텍스는 대부분 약해, 아이들이 공이나 신발로 맞추면 쉽게 깨지고 부서질 수 있다. 석면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큰 부분”이라며 “아이들이 생활하는 학교라는 특성상 하루빨리 석면 해체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가장 위험이 큰 외부 노출 슬레이트 등의 석면 해체는 모두 이뤄졌다”며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은 예산을 활용해 철거작업을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북지역 학교의 석면은 위험 등급상 100% 모두 ‘매우 낮음’ 등급으로,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면서 “이후에도 단계적으로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석면 해체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