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악영향 주는 기관 이전은 신중해야

최근 익산에서는 세무서 이전 반대 주민 시위가 거세다. 마침 지방선거까지 닥쳐 일부 지선 후보들도 시위에 동참했다. 세무서가 새 청사로 입주해 가겠다는 데 웬 수선이냐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기관이 갑작스럽게 떠나가면 해당 지역 경제가 어려워진다는 사실이다. 신도시 확장은 구도심 몰락을 불렀고, 정부와 자치단체들은 구도심 회생을 고민하고 있다. 그런 고민은 정부·지자체의 자가당착이다.

 

익산세무서는 31년 전인 1987년 익산시 남중동 현 위치에 자리잡았다. 최근 세무서측은 익산시 영등동 제1국가산업단지에 자리잡은 익산세관청사 부지에 청사를 신축하기 위한 계획을 추진중이다. 2021년 완공 예정인 익산세무서 신축 예산은 190억 원이다.

 

이런 소식을 뒤늦게 알게 된 주민들이 최근 ‘익산세무서 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대책위)’를 꾸리고 이전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난 30여 년 동안 지역경제의 근간 중 하나였던 세무서가 떠나가면 구도심인 남중동 지역 경제가 붕괴 위험에 빠질 것인데, 이처럼 중차대한 사안의 결정이 일체의 공론화 과정도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생존권이다. 대책위 등 주민들에 따르면 남중동 인구는 1만3000명 정도다. 10년 전에 비해 3000명 가량이나 줄었다. 근래 어양동, 영등동 쪽에 신시가지가 형성되면서 남중동은 구도심으로 전락했고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 세무서마저 떠나면 지역경제는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고 휘청거릴 것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익산세무서가 이전할 경우 직원 100명과 인근 세무사 사무실 직원 200여 명, 주변 상가 등 1000명 안팎이 빠져나갈 수 있다고 한다.

 

이런 류의 사단은 비단 남중동 주민들에게만 닥친 문제가 아니다. 자치단체장들이 치적에 현혹된 도시개발정책을 강행하면서 숱하게 일어나고 있다. 전주에서는 서부신시가지가 건설되면서 구도심에 있던 도청과 경찰청 등 대부분 기관단체가 신시가지로 빠져나갔다. 인구는 정체됐는데 신도시를 마구 짓는 바람에 구도심 사람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고 있다. 도시재생사업은 다행이지만, 결국 전형적인 뒷북행정이고 예산낭비 행정일 뿐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주민 생존권이 달린 사업을 진행할 때 공론화 절차를 거치고, 상응하는 대책을 마련한 뒤 시행해야 한다. 구도심 지키는 굽은 소나무도 똑같은 주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