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루 같은…껍데기만 남은 구도심

서완호 개인전 ‘Hidden Place’
일상 풍경 회화 형태로 작업
우진문화공간 6월 6일까지

▲ 서완호 작품 ‘Hidden Place -동문사거리 #02’ ‘Hidden Place - 재개발구역 #06’

서울, 프랑스 파리, 중국 상해, 이탈리아 베네치아 등 국내·외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는 전북지역 서양화가 서완호 씨가 개인전 ‘Hidden Place’를 연다. 6월 6일까지 전주 우진문화공간.

서완호 작가의 작업은 인간의 무의식에 스민 불안과 공포, 그것을 투영하는 도시 풍경, 사람들의 모습을 기록하고 수집하는 데 중심을 두고 있다. 한때 희망의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희망이 증발해 버리고 껍데기만 남은 구도심이 그의 작업 모델이다.

서 작가는 “이제 도시의 건물은 사람을 안락하게 하는 본래 기능과는 상관이 없다”며 “오직 현물로써 자본을 굴릴 수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서만 그 가치가 인정된다”고 말했다.

▲ ‘Hidden Place - 재개발구역 #06’

자본을 유입할 능력을 상실한 풍경들은 기능을 잃어버리고 단순한 시각적 이미지에 불과해졌다. 서 작가에게 이러한 현실 풍경은 허구인 영상 이미지나 힘없이 아른거리는 사막 위의 신기루와 다를 바 없다. 따라서 그는 눈앞에 보이지만 실재하지 않는 모순적인 이미지들을 포착해 화폭에 그렸다. 조각조각 파편화된 일상 속의 풍경을 회화의 형태로 모아낸 것이다.

서 작가는 전북대 미술학과(서양화 전공) 및 전북대 미술대학원 석·박사 과정을 졸업했다. 다수의 기획·초대전에 참여했으며 김치현 청년미술상을 수상했다. 올해 전북도립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에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