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고군산군도 - 전병윤

▲ 전병윤
화선(畵仙)이 바다에

 

화제(畵題)로 쓴 고군산열도

 

그 자리엔 두인을 찍고

 

선유도엔 낙관을 찍었다

 

동해가 출렁이자

 

화선과 시선(詩仙)이 함께 모여

 

바닷물에 붓을 찍어 휘두르자

 

섬들의 이야기가 살아 오르고

 

고군산군도의 역사가 푸르러 지더라

 

열도 위에 기러기 떼 떠오르자

 

어촌은 모두 선유도(仙遊島)가 되어

 

무녀도(巫女島)는 춤추고

 

장자도는 뱃노래를 불러주네

 

억년 바다에 질긴 세월 뿌린 영혼들

 

화선으로 환생 했던가,

 

짠 모래 언덕에 해당화로 피고지고

 

유인도 무인도를 한 화폭에 담았네.

 

△ 전병윤 시인은 진안문인협회 초대회장과 전북문인협회 부회장, 전북시인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청소년문화진흥위원과 전북문인협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