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畵題)로 쓴 고군산열도
그 자리엔 두인을 찍고
선유도엔 낙관을 찍었다
동해가 출렁이자
화선과 시선(詩仙)이 함께 모여
바닷물에 붓을 찍어 휘두르자
섬들의 이야기가 살아 오르고
고군산군도의 역사가 푸르러 지더라
열도 위에 기러기 떼 떠오르자
어촌은 모두 선유도(仙遊島)가 되어
무녀도(巫女島)는 춤추고
장자도는 뱃노래를 불러주네
억년 바다에 질긴 세월 뿌린 영혼들
화선으로 환생 했던가,
짠 모래 언덕에 해당화로 피고지고
유인도 무인도를 한 화폭에 담았네.
△ 전병윤 시인은 진안문인협회 초대회장과 전북문인협회 부회장, 전북시인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청소년문화진흥위원과 전북문인협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