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은 전주가 금융도시로 발전하는 데 중심에 있다. 공단 기금운용본부에서 운영하는 기금이 지난해 600조원을 돌파했으며, 2043년에는 25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기금운용본부와 거래하는 자산운용사가 350여개에 달하며, 해외 전문 투자운용사 18곳과 전략적 제휴관계도 맺고 있다. 이런 막대한 기금과 금융기관 생태계가 전주를 국내 제3의 금융중심지로 키울 동력인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통령 후보시절 서울·부산에 이어 전주를 제3의 금융중심지로 육성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그 연장선에서 금융위원회도 지난 3월 전주를 제3의 금융중심지로 지정하기 위해 연구 용역을 의뢰했다.
이렇게 주변 여건이 호의적인 상황에서 정작 전북도와 전주시 등 자치단체들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금융도시가 어디 대통령 공약과 국민연금공단의 힘으로만 가능한가. 지난 2009년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부산의 경우 부산과 인근의 마산·합천 등 여러 지자체들이 추진단을 꾸리고, 부산·경남 정치권이 여야를 넘어 현안들을 해결하는 데 힘을 모았다.
그러나 전북의 경우 아직까지 지자체 차원의 협력이나 정치권과의 유기적 협조체계가 구축되지 못했다. 혁신도시 인접 완주·김제·익산은 물론 금융도시를 준비하는 전북도와 전주시의 상호소통을 위한 협의체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 특히 지역 정치권의 경우 금융중심지 육성에 힘을 보태기는커녕 오히려 지역 이기주의를 부추기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전북혁신도시 KTX 정차역 개설 타당성 용역이 나오자마자 익산지역 일부 정치인들이 결사반대하며 삭발까지 감행했다.
전주가 금융중심지로 자리잡을 경우 그 효과는 익산을 포함해 전주권 전체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치인들이 선거를 앞두고 그저 표에 급급해 지역발전의 기회를 발로 차서는 안 된다. 지역 정치권의 반대와 외면으로 김제공항 건설이 무산되면서 항공오지로 전락했던 전철을 다시 밟을 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