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3.1정신을 계승하고 민족정기를 다시 진흥함으로써, 남북통일을 맹서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하여 이에 민족선언을 선포하노라(이하 생략)’
대한민국정부가 지난 1952년 국한문혼용체(한글 토)로 제작, 간행한 민족선언서가 전주의 공식 기록물로 선정됐다.
전주의 출판문화를 엿볼 수 있는 전주지역 출판 잡지와 신문의 창간호 40점도 전주의 대표 기록물이 됐다.
전주시는 ‘제4회 전주 기록물 수집공모전’에 접수된 650여 점의 기록물에 대해 민간기록물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친 결과 ‘꽃심상(대상)’ 2명을 포함한 총 48명의 입상자를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기록물 수집공모전은 3.1운동 부문과 전주기록물 부문 등 2개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됐는데, 3.1운동 부문 대상에는 민족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지난 1952년 국한문혼용체(한글 토)로 제작 간행된 민족선언서가 선정됐다.
1952년 3.1절을 맞아 정부가 제작한 세로 70cm, 가로 50cm크기의 이 민족선언서는 공모한 기증자가 선친에게 물려받아 간직하고 있다가 이번 공모전을 통해 전주시에 기증했으며, 제작된 지 70년이 다 됐지만 보관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3.1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관련 정부 간행물 중 족좌형태로 돼 그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전주 부문 꽃심상 대상에는 전주 지역 출판 잡지 및 신문 창간호(40점)가 선정됐다. 전북도민신문, 전주일보, 전라일보(제호변경) 창간호와 번영로, 까치고을, 마당발 등 생활 정보지 창간호, 전주예술(예총잡지), 체신정보(우체국소식지), 소년문학(청소년잡지), 더불어사는 전주(반상회보) 등 잡지 창간호까지 근현대 전주의 출판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기록물들이다.
공모전에서는 △1980년대 3.1운동 기념행사에 사용된 ‘태극기’ △독립유공자들의 주요 활동이 기록이 수록된 ‘독립혈사’(1949년)가 3.1운동 부문 풍류상(최우수)에 선정됐으며, 그 외에도 △전북의 3.1운동을 포함한 독립 운동 역사 기록이 담긴 자료집 및 기념행사 자료 △생활 속 3.1운동을 기억하는 민간 기록물(기념우표, 잡지, 노트 등) 등이 보존가치가 높은 기록물로 인정을 받았다.
전주 부문 대동상(최우수상)에는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전주 경로당인 기령당 일지와 운영 관련 고서적 △제18대 국회의원 출마당선자 친필 사인이 들어있는 서화(그림: 문인화가 오죽 김화래, 글: 서예가 산민)방명록이 각각 선정됐다.
△전주 본관 족보 △전주유치원 졸업증서(1947년) △삼락원 설립추진위 회의록(1980년) △삼형제 소나무로 유명했던 오성리 소나무밭 사진(1960년대) △ ‘역사의 교훈’ 16mm 교육용 필름(1980년대) △전주공립농업학교 학생수첩(1930년) △전북은행 가계예금통장(1976년) 등 시기와 형태가 다양한 기록물들도 가치를 인정받았다.
시는 향후에도 시민과 함께 기록물을 모으고 보존해 전주정신의 숲(기록원)에 집대성할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다.
전주시 기획조정국 관계자는 “이번 수집 공모전을 통해 한 시대, 장소, 사건에 대한 자료를 꾸준히 모으고 기록하는 이들이 많음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후에도 과거 전주의 상징이었으나 현재는 사라진 장소, 사건, 건물, 랜드마크를 주제로 전주의 기억을 찾아내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