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당 당권 놓고 정동영-유성엽 '평행선'

비공개 회동 갖고 의견 교환했지만 입장차 확인
정 “서로 협력하는 모습 보이자” 단일화 제안
유 “새로운 사람 나서게 도와야” 사실상 거절

▲ 정동영 의원(왼쪽)과 유성엽 의원.

민주평화당의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가 오는 8월 5일 열릴 예정인 가운데 유력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정동영·유성엽 의원 간 교통정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두 의원이 비공개 회동을 갖고 당 대표 출마와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지만 입장차만 확인했기 때문이다.

정동영·유성엽 의원은 21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점심을 함께하며, 당 대표 선거 출마와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 두 의원은 1시간 20분가량 이어진 회동에서 당이 위기상황이라는 것에 공감하며, 당 대표 출마와 관련한 각자의 당위성과 입장을 주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회동에서 두 의원은 서로의 입장만을 확인한 채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정 의원은 이날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결론은 나지 않았고, 내 생각을 이야기하고, 유성엽 의원도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했다”며 “당이 위기 상황이니까, 난파선이 되지 않도록 같이 노력하자, 계속 이야기를 하자고 하고 헤어졌다”고 전했다.

이날 정 의원은 유 의원에게 “전북도민들의 입장에서 서로 협력하는 모습이 더 좋아 보이지 않겠느냐”며 사실상의 단일화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당 대표와 원내대표로의 역할분담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에 대해 유 의원은 “당권을 놓고 경쟁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이는 것이 민망하다. 새로운 사람들이 나서서 새로운 면모를 보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정 의원의 제안을 사실상 거절한 것으로 보인다. 원내대표는 당권과 별개의 사안이고, 광주전남 9명, 전북 5명이라는 평화당 국회의원의 지역 구도로 볼 때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모두 전북이 차지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 것으로 해석된다.

유 의원은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직은 서로 입장이 반대여서 합의하지는 못했다. 앞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당을 살리는데 도움이 될지의 관점에서 여러 사람 의견도 들어보고, 스스로 고민해보고 결론내자고 이야기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 추가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두 의원의 만남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