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과 국립민속국악원이 공동 제작한 안숙선 명창과 함께하는 작은 창극 ‘화용도 타령-타고 남은 적벽’이 남원 무대에 오른다.
작은 창극은 1990년대 초기 창극을 동시대적 관점에서 재해석한 작품. 전통 창극의 본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자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 소리꾼의 육성으로만 무대를 이끌어나간다. 시리즈 1부터 5까지 국가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 병창 및 산조 예능 보유자인 안숙선 명창이 도창과 작창을 도맡았다.
‘화용도 타령-타고 남은 적벽’은 국립국악원의 작은 창극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할 작품. 작은 창극 시리즈는 2014년 ‘토끼타령’을 시작으로 2015년 ‘박타령’, 2016년 ‘심청아’, 2017년 ‘그네를 탄 춘향’, 2018년 ‘화용도 타령-타고 남은 적벽’ 등 판소리 다섯 바탕을 모두 완성했다.
특히 마지막 작품은 이전과 달리 국립민속국악원이 공동 제작으로 참여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적벽가 이수자인 지기학 국립민속국악원 예술감독이 극작과 연출을 맡았다. 적벽대전의 긴박함을 바둑판에 빗대 패전, 실패, 권모술수로 가득한 삶의 진정한 가치를 돌아보고자 했다.
중국 소설 <삼국지연의> 가운데 적벽대전 부분을 차용해 판소리로 구성한 ‘적벽가’는 현존하는 판소리 중 가장 장엄하고 화려한 소리로 손꼽힌다. 유비, 관우, 장비가 도원결의 한 후 제갈공명을 모셔와 적벽대전에서 조조의 군사를 크게 이기고, 관우가 조조를 사로잡았다가 다시 놓아주는 내용이다. 이 가운데 ‘화용도’ 대목은 조조가 적벽대전에서 대패한 후 화용도로 도망가는 장면을 묘사한 부문. 당대 명창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 ‘화용도 타령’이라 불리기도 했다. 삼국지연의>
이 적벽가는 대부분 남성 소리꾼 소리로 전해졌다. 그러나 작은 창극 ‘화용도 타령-타고 남은 적벽’은 출연진을 대부분 여성 소리꾼으로 구성해 성별을 뛰어넘은 판소리 본연의 멋을 선사한다. 안숙선 명창이 생애 처음으로 조조 역을 맡았다. 정욱, 관우, 유복, 문빙 역에 각각 유미리, 염경애, 김송, 정승희 여류 명창이 임해 색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한편 작은 창극 ‘화용도 타령-타고 남은 적벽’은 6일 오후 7시 30분, 7일 오후 3시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