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더운 여름에 출산을 하고도 에어콘 사용을 하지 않는 것이 맞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답을 하기 위해선, 출산 후 산모의 신체적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출산을 경험해본 대부분의 여성은 출산 후 상체로 열이 오르고, 땀이 나며, 특히 자고 일어났을 때 머리와 목뒤가 흥건하게 젖어있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는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의 진액손상으로 인한 허열(虛熱) 때문이다.
임신 중 철결핍, 산후 출혈, 산후 땀의 증가, 모유수유 등 임신과 출산 후의 다양한 과정은 모체의 진액을 손상시키게 된다. 체온상의 변화는 거의 없지만, 산모는 한출(땀), 상열감을 뚜렷하게 느끼게 되는데 젖몸살(유방울혈)이 병핼 될 경우에 그 증상은 더욱 크다. 이렇게 땀이 많은 상황에서 차가운 바람을 맞게 되면, 땀이 증발하며 신체에서 기화열을 빼앗아 오한 및 시린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임신과 출산은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의 건강한 산모들은 2~4주 이내에 이러한 허열(虛熱)이 점차 회복되게 된다.
허열이 회복되어가는 산후 2~4주 기간에 억지로 땀을 내거나, 방안의 온도를 높이게 되면, 한출을 더욱 조장하여, 진액의 손상을 가중시킨다. 따라서 ‘출산 후 땀을 빼는 행위’는 가장 피해야 할 행동에 해당한다. 과도한 발한은 산후부종을 가중시키며, 허열을 악화시켜 산후시림증상을 유도하는 산후풍의 대표적인 원인이 된다.
따라서 여름철 출산 후에는 에어콘과 선풍기를 사용하여 방안을 산모 스스로가 편안함을 느끼는 온도(대략 25℃~28℃ 사이)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반드시 흐르는 땀은 닦아주고, 젖어 있는 옷은 수시로 갈아입으며, 에어콘이나 선풍기의 바람은 직접 맞는 것은 피한다. 출산 후 2주~3주사이에 대부분은 허열증상이 사라지며, 스스로 체크해 보았을 때 ‘땀이 줄고, 더운느낌이 줄어들어가고 있다’면 몸이 회복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만약 허열증상이 지속되고 한열왕래가 반복된다면, 신음허(腎陰虛) 혹은 혈허(血虛) 상태를 진단하고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