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침을 여는 시] 돌아보며 가세나

이 근 풍

가도 가도 저 끝이

 

보이지 않는 인생길

 

무엇이 그리 바빠

 

가쁜 숨 몰아쉬며

 

앞으로 그리 서둘러

 

앞으로만 가는가

 

인생길 가는 동안

 

여유롭게 가야할 길

 

쉬었다 가더라도

 

늦지 않은 우리의 길

 

가던 길 잠시 멈추고

 

돌아보며 가세나

 

△한 해가 또 반 너머 가버렸다. 이루고자 하는 일들이 많았을수록 허망함도 크다. 비 오시는 날, 바람 좋은 날은 비와 바람을 핑계 삼아 앞으로만 가려고 했던 마음을 잠시 들여다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벌써 올 상반기도 너무 바쁘게 살지 않았는가?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얼마나 가졌는가? 이웃의 안부는 챙기며 살았는가? 마른 대궁이었던 국화는 저만큼의 잎을 가지고도 가을꽃을 피울 수 있겠는가? 오늘 하루쯤은 찬찬히 톺아보아야 할 것 아닌가? /김제 김영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