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경제 회생전략과 전북대 군산병원

▲ 양오봉 전북대 교수·국가균형발전위원회 지역공약·정책특위 위원
최근 군산 국가산업단지와 새만금을 다녀왔다. 폭염 때문이기도 하였지만 적막함을 넘어 삭막함 마저 느껴졌다. 군산은 지금 아프다. 지난해와 올해 현대중업 군산조선소와 GM 군산공장이 연달아 문을 닫았다.

 

통계에 의하면 두 회사에 고용된 직원과 1, 2차 협력사의 1만 6000여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최근 산업위기지역 선포로 정부의 보조금과 지원이 있기는 하지만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GM 군산공장의 해외 매각 등 대책을 마련하라는 요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현재 군산에서 상용차를 생산하는 타타대우상용차(주)가 GM 군산공장을 인수하도록 지원하는 것도 한 가지 대안이 될 수 있다. 전주에서 생산되고 있는 탄소섬유와 군산에 소재한 도레이첨단소재가 생산하는 자동차용 신소재 PPS를 자동차 부품제조에 활용하도록 기술지원이 가능하다.

 

또한 군산의 (재)자동차융합기술원과 긴밀한 R&D 협력도 가능하다. 군산의 GM 자동차 공장이 단순한 조립라인이 아닌 첨단소재와 R&D 기능을 겸비한 최고의 자동차 공장으로 업그레이드시켜 해외 매각을 추진해야 가능성이 높아진다.

 

현 정부는 새만금의 내부 개발을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는 대선공약의 실천을 위해 올해 안에 새만금개발공사를 발족하고 새만금개발청도 군산으로 이전한다. 군산경제의 회생을 위해서는 새만금사업과 연계해야하고 4차산업혁명 관련된 미래 산업군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관련 인프라를 빠른 시간에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새만금 국제공항과 항만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나 더 가속화되어야 한다. 또한 교육과 문화 시설 등도 더 확충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기업 유치와 산업 육성을 위해 하드웨어 인프라는 물론이고, 삶의 질의 가장 중요한 척도인 최고수준의 병원과 같은 복지시설의 구축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때마침 우리나라 최고병원의 하나인 전북대학교병원이 새만금 인근의 군산에 제 2병원을 짓기로 결정한 바 있다. 따라서 새만금 개발의 가속화와 미래산업 유치를 위해 전북대 군산병원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첨단의 병원으로 만드는 것이야 말로 군산의 가장 핵심적인 도시마케팅이라 할 수 있다. 즉 군산은 최고의 의료복지시설의 유치를 통하여 떠나는 사람을 막고, 새로운 주민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전북대 군산병원은 새만금지역과 관련 도서지역은 물론 서천 등 충남 서해안 주민들의 의료복지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가 예상된다.

 

특히 21세기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의료관광산업은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18% 정도이며 세계시장도 약 35조 원(2019년)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신산업이다. 아시아의 의료관광 시장도 약 15조 원(2015년), 방문객이 680만 명(2015년) 정도로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차제에 전북대 군산병원을 우리나라는 물론 아시아와 중국인 대상의 의료관광 허브로 육성하여 위기에 빠진 군산경제를 회생시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정부와 지자체도 적극 지원에 나서야한다. 폭염이 깊어지면 풍요로운 가을이 가까이 오고 있는 것처럼, 지금 군산의 경제 위기를 의료관광산업의 메카로 성장시키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활용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