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돌핀(Didorphin)을 아십니까

유진섭 정읍시장

다이돌핀은 현대 의학이 발견한 호르몬이다. 엔돌핀이 암을 치료하고 통증을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데 다이돌핀이 효과는 엔돌핀의 4000배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면 다이돌핀은 언제 만들어질까? 바로 감동(感動)을 받을 때이다.

그래서 다이돌핀을 ‘감동호르몬’이라고도 부른다.

다이돌핀이 샘물처럼 넘치는 정읍을 꿈꾼다. 역사와 관광, 문화를 매개로 하루하루 감동이 있는 정읍을 만들고 싶다.

몇 해 전 일본의 작은 도시에서 새벽 산책을 할 때 느꼈던 감동을 잊을 수 없다.

골목길 주택 창문 앞에 놓인 앙증맞은 인형, 현관 앞을 꾸민 작은 벤치와 화분 등 저마다의 개성대로 꾸민 집들이 조화를 이뤄 아름다운 골목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생활 속 주변을 아름답게 가꾸려는 마음과 배려가 연출한 멋진 풍경이었다.

지금도 골목길을 지날 때면 그 새벽 감동이 밀려온다.

더불어 우리가 조금만 생활 주변을 가꾸려는 작은 관심을 갖는다면 정읍의 골목골목도 정겹고 매력적인 핫플레이스(Hot Place)로 거듭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네 삶과 시간이 녹아든 골목도 조금만 관점을 달리해 가꾸면 예술이 되고 감동을 준다.

척박한 산동네가 건물 전체를‘파랗고, 하얗게’ 칠을 하면서 세계 최고의 휴양지로 거듭난 그리스 산토리니를 떠올려 보라!

백제시대 여인의 애달픈 사랑을 담은‘백제가요 정읍사’의 발상지 정읍에는 정읍사를 주제로 한 다양한 문화관광 콘텐츠가 있다.

정읍사공원과 공원 내 정읍사 여인상이 대표적인데, 이곳을 지날 때 마다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정읍사 여인의 표정이 조명, 혹은 달의 밝기에 따라 변하거나 환한 보름달이 뜨는 시간에 맞춰 여인상이 서서히 달을 향해 솟아오르는 장면을 연출해보는 건 어떨까.

시·공간을 넘어 전해져오는 여인의 깊고 간절한 사랑과 감동을 더 잘 전할 수 있을 듯 하다.

또, 천편일률적으로 쭉 늘어서 있는 가로수 어느 한 구간을 특색 있고, 멋지게 꾸며 포토 존으로 제공하는 구상도 해본다.

불멸의 사랑을 맹세하는 연인들만의 공간, 가족들의 행복한 한때를 담을 수 있는 패밀리 공간 등 테마별 공간 구성이면 더욱 좋겠다.

하지만 최고의 감동을 줄 수 있는 건 역시 사람이다.

진실한 마음이 담긴 친절과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느끼는 감동은 그 어떤 감동보다 더 많은 다이돌핀을 만들어 내리라.

정읍에 낯선 이들을 배려한 안내판과 표지판, 우연히 만난 정읍인들의 친절한 설명, 주인장의 정성이 가득 담긴 정갈한 음식도 잊히지 않는 감동으로 남을 것이다.

정읍은 오랫동안 ‘문화와 관광’을 성장 동력으로 삼아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 구상한 내장산 토탈랜드 조성사업, 월영습지 등을 중심으로 한 생태 관광 기반 구축, 정읍만의 특색을 살린 문화거리 조성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실무 부서와 이러한 현안 사업들을 추진하고 발전방향 등을 모색하면서 한편으로 정읍 문화관광의 큰 그림,‘다이돌핀((Didorphin) 정읍’을 꿈꾼다.

누구라도, 언제든 찾아와 힐링(healing)하고 캐어(care)하며, 감동 가득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감동관광 도시 정읍’ 말이다.